<뉴스피플>집권 27주년 맞은 리비아 지도자 카다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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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리비아의 최고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54)가 1일로 집권 27주년을 맞았다.
그는 미국등 서방세계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함께 「가장 위험한 인물」로 규정한 사람이다.
미국은 그를 제거하기 위해 공습등 무력시위와 경제제재를 비롯한 각종 압력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69년 아랍민족주의를 내세운 자유장교단을 이끌고 무혈쿠데타를 일으킨 후 지금까지 27년동안 별 탈없이 리비아를 통치해왔다.
카다피는 국내적으로는 독특한 「이슬람 사회주의」를,대외적으로는 반서방주의와 범아랍주의를 일관되게 추진했다.
대내적으론 술과 도박을 금지하고 인민회의등을 통한 대중정치를펴고 있는 카다피는 집권초기 리비아내의 미국과 프랑스 군사기지를 폐쇄하고 석유시설을 국유화하면서 서방을 경악케 했다.
특히 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팬암기 폭파 용의자의 인도를 거부하며 국제사회와 맞섰고 이로 인해 92년부터 지금까지 유엔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카다피는 86년 4월 미국의 보복 공습으로 양녀를 잃고 두 아들이 부상하는 가운데서도 살아남았고 90년대 들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로 구성된 반정부단체의 체제전복 위협에 시달리면서도 최소한 9번이상 죽음의 위기를 넘기고 살아 남았다.
뿐만 아니라 유엔의 경제제재로 연 1백%가 넘는 살인적 인플레와 생필품 부족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로부터 여전히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카다피는 특히 미국의 흑인 이슬람 지도자루이스 파라칸에게 「카다피인권상」과 상금 25만 달러를 시상하며 미국의 심기를 또 한번 건드렸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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