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주라기 공원』으로 널리 알려진 폭군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일명 티렉스)는 얼마나 강한 이빨을 갖고 있었을까.트리케라톱스등 다른 거대한 몸집의 공룡을 물어 죽이는데는 적지 않은 「이빨의 힘」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아직까지 이에대해 제대로 알려진 바 없었다.미 버클리대 그레고리 에릭슨 박사팀등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8월22일자에 발표한 「공룡뼈 이빨자국으로 추정한 티렉스의 물어뜯는 힘」이라는 논문을 통해 그 힘이 최대 1만3천4백뉴턴쯤 될 것으로 추산 했다.1뉴턴은 1㎏의 물체에 매초 1의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힘으로 사람은 보통 7백49뉴턴의 물어뜯는 힘을 갖고 있다.
이같은 추산은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의 골반뼈 화석에 난 티렉스의 이빨 자국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해 밝혀진 것으로 최대 깊이가 11.5㎜나 됐다.그러나 티렉스의 이같은 이빨 힘은 현재 물어뜯는 힘이 가장 센 동물로 알려진 북미산 악어 의 1만3천3백뉴턴과 별 차이가 없다.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간 공룡학계에서 티렉스가 「포식자」냐,「청소부」냐를 놓고 벌여왔던 논란을 매듭짓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공룡학자들 대부분은티렉스가 다른 공룡들을 사냥했다기보다 죽은 공룡의 시체를 먹어치우는 청소부에 불과했다고 주장해왔다.이번 연구는 웬만큼 덩치가 큰 동물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져도 이빨에 많은 손상이 없을만큼 티렉스의 물어뜯는 힘이 강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티렉스가 포식자로 활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사자의 경우 티렉스의3분의1가량인 4천1백68뉴턴의 힘을 갖고도 얼룩말등을 제압하고 있다.
김창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