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라기 공룡 티렉스 포식동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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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영화 『주라기 공원』으로 널리 알려진 폭군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일명 티렉스)는 얼마나 강한 이빨을 갖고 있었을까.트리케라톱스등 다른 거대한 몸집의 공룡을 물어 죽이는데는 적지 않은 「이빨의 힘」이 필요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아직까지 이에대해 제대로 알려진 바 없었다.미 버클리대 그레고리 에릭슨 박사팀등은 과학전문지 네이처 8월22일자에 발표한 「공룡뼈 이빨자국으로 추정한 티렉스의 물어뜯는 힘」이라는 논문을 통해 그 힘이 최대 1만3천4백뉴턴쯤 될 것으로 추산 했다.1뉴턴은 1㎏의 물체에 매초 1의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힘으로 사람은 보통 7백49뉴턴의 물어뜯는 힘을 갖고 있다.
이같은 추산은 초식공룡 트리케라톱스의 골반뼈 화석에 난 티렉스의 이빨 자국을 컴퓨터 시뮬레이션해 밝혀진 것으로 최대 깊이가 11.5㎜나 됐다.그러나 티렉스의 이같은 이빨 힘은 현재 물어뜯는 힘이 가장 센 동물로 알려진 북미산 악어 의 1만3천3백뉴턴과 별 차이가 없다.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간 공룡학계에서 티렉스가 「포식자」냐,「청소부」냐를 놓고 벌여왔던 논란을 매듭짓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공룡학자들 대부분은티렉스가 다른 공룡들을 사냥했다기보다 죽은 공룡의 시체를 먹어치우는 청소부에 불과했다고 주장해왔다.이번 연구는 웬만큼 덩치가 큰 동물의 목덜미를 물고 늘어져도 이빨에 많은 손상이 없을만큼 티렉스의 물어뜯는 힘이 강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티렉스가 포식자로 활동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사자의 경우 티렉스의3분의1가량인 4천1백68뉴턴의 힘을 갖고도 얼룩말등을 제압하고 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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