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는 ‘소양보육원 오케스트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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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공연을 위해 29일 출국하는 소양 오케스트라가 지난 24일 사상구 복지한마당 행사에 초청돼 공연하고 있다. [사상구청 제공]


 부산 강서구 가덕도의 소양보육원 오케스트라가 3개월여의 맹연습을 마치고 29일 드디어 미국 공연을 위해 떠난다.

이번 공연은 2006년 일본 초청공연 이후 두번째 해외공연이다. 10박11일 일정으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사랑을 전하며”라는 주제로 총 8회에 걸쳐 연주하게 된다. 공연 수익금은 전액 에티오피아 어린이 돕기 성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어린이재단 설립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의 여행경비는 어린이재단과 미국 한인교포의 후원으로 충당됐다.

중·고·대학생 30명으로 이뤄진 소양 오케스트라는 이번 공연을 위해 지난 7월부터 엘가의 ‘사랑의 인사’ 크시코스의 ‘우편마차’ 라데츠키 행진곡 등 15곡을 열심히 연습해왔다.

오케스트라 단원의 비자발급 및 인터뷰 비용 400여만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부산은행의 도움으로 무사히 공연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형식 원장은 “엄청난 공연비용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는데 많은 분들의 조그만 정성이 보태져 공연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아이들의 견문과 마음이 더욱 커지는 소중한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소양 오케스트라는 29일 오전 11시 김해공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해외공연길에 오른다.

결손가정 아동 109명이 모여 살고 있는 소양보육원은 마음의 상처 치유와 심리적 안정을 위해 1999년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그동안 50여 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을 해왔다. 2006년엔 15개 아마추어팀이 참여한 전국 꿈나무 예술한마당 오케스트라 부문에서 2위를 차지했고, 일본 규슈 조오난중학교로 원정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등을 가지고 놀기 시작한 아이들 중 2명은 소질을 살려 음대로 진학하기도 했다.

소양보육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아동시설평가에서 부산시 최우수 아동시설로 선정됐다. 또 지난 5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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