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年度인식 不能 2000년-비상걸린 국내업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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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로 발급될 신용카드의 유효기간이 2000년을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국내 신용카드업계는 궁여지책으로 신용카드 유효기간을 지금의 3~5년에서 3년으로 축소 조정하고 있다.삼성카드등은 구체적인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신규카드의 유효기간을 99년 12월31일이 넘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부터 카드유효기간을 매달 1개월씩 줄여가기로 했다.비자.마스터.아멕스등 국제신용카드회사들은 올해부터 국가별로 단말기와 전산시스템을 교체할 것을 검토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말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을 위한 세미나를 갖는다.이 회사는 티켓발매업무에 쓰이는 연도인식방법이 「1962년」을 기준으로 해 매년 1을 더하는 방식을 쓰고 있어 당장2000년 문제는 생기지 않으나 기타 사무자동화 와 연결된 부분은 역시 2000년 문제를 안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집중분석에 들어갔다.
국내 대기업들은 그룹내 전산업무를 맡고 있는 시스템통합(SI)업체가 나서고 있다는 점이 특징.미국.유럽내 기업들이 전문업체들을 통한 외부용역으로 문제해결을 한다는 점과는 다소 차이가있다.삼성데이타시스템(SDS).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대우정보시스템등은 2000년 컴퓨터 위기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국내기업들이 전산관련 문제를 자체내에서 해결하는 경향이 있어 이 위기가 별도의 소프트웨어 시장성장의 계기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
최근들어 대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이 분야에서 가장먼저 발을 뗀 그룹은 대우.대우정보시스템은 이미 1년전 전문컨설팅업체를 통해 대비책을 수립했고 내년 본격 작업에 들어간다.
오는 98년까지 이 문제를 해결키로 결정한 삼성은 지난 2월SDS내 그룹정보전략팀에 전담반을 구성하면서 계열사에 별도 추진팀도 만들었다.현재 중앙집중식 시스템을 분산형으로 바꾸고 있는 SDS는 연도인식을 네자리로 늘리는 작업도 병행중이다.그룹내 금융사인 삼성생명.삼성화재의 경우 이미 대비책을 마련했다.
LG도 이번달 LG-EDS시스템에 전담반을 만들어 오는 10월까지 전체계획을 확정짓기로 했다.현재 10명 정도가 그룹내 수정해야 할 컴퓨터 시스템수를 파악하 고 있다.99년 상반기까지마무리할 계획.이 회사 박동기(朴銅基)이사는 『이 프로젝트는 시한성이 있고 작업이 방대해 철저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으면 상당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민호 뉴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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