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메이저 2관왕 신지애 ‘상금·다승왕 넘보지 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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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완벽한 우승이었다. 지난 주 악천후로 인해 2라운드가 취소된 탓에 다 잡았던 우승을 놓친 한풀이를 제대로 한 셈이었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고비도 있었다. 거센 바람 속에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고생했지만 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경기를 펼친 끝에 챔피언 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신지애(하이마트·사진)가 26일 경기도 여주 자유 골프장(파72·6508야드)에서 끝난 신세계 KLPGA 선수권에서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시즌 5승을 거뒀다. 우승상금은 6000만원. 올 시즌 상금 5억1500만원으로 3년 연속 상금왕도 눈앞에 뒀다. 마지막 날 2타를 줄인 안선주(하이마트)가 합계 5언더파로 2위, 윤채영(LIG)이 4언더파로 3위에 올랐다.

인내심과 집중력의 승리였다. 첫날부터 마지막 날 중반까지 퍼트 감각이 엉망이었지만 신지애는 참고 또 참았다. 퍼트가 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잇따라 빗나가면서 그는 한때 안선주(하이마트)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엔 강풍까지 불어 선수들을 괴롭혔다.

그러나 인내심으로 버티던 신지애에게 15번홀(파5)에서 기회가 찾아왔다. 맞바람 속에도 세 번째 샷을 홀 60cm 거리에 붙인 뒤 가볍게 버디를 성공시켰다. 그걸로 승부는 끝이 난 셈이었다. 기세가 오른 신지애는 17번 홀(파4)에선 7m 거리의 롱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리는 능력에선 역시 신지애가 한 수 위였다.

올 5월 한국 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던 신지애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KLPGA 투어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에 두 차례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선수가 됐다. 2018년까지 풀시드를 보너스로 받았다.

신지애는 “바람이 많이 불어 힘들었다. 파4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하기 위해 3번 우드를 잡은 건 (국내에선) 처음이었다. 그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버틴 결과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 미국에 진출하는 내년엔 미국 LPGA투어 신인왕을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공동 35위(4오버파)에 그친 박원미(23)는 13번홀(파3·170야드)에서 4번 아이언을 잡고 홀인원을 해 1억7000만원이 넘는 고급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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