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맛깔스런 韓定食 시골풍 물씬 '민속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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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반듯하고 널찍한 구획에 보란 듯이 고층아파트가 들어선 신도시.개발의 손길이 미친 곳이 다 그렇듯 논밭과 낮은 구릉 가득 들판이었을 과거의 모습은 여간해서는 찾아보기 힘들다.신촌에서 출발하는 교외선 열차를 타고 다녀오던 백마역을 기 억하는 사람에겐 신도시 일산의 모습은 무척이나 낯설다.평일이면 자유로를 가득 메우며 서울로 바쁜 출.퇴근을 서두르는 것이 요즘 평범한일산 사람들의 삶.하지만 가족과 함께 쉬는 휴일만큼은 「백마」시절 못지않은 멋과 맛을 찾아나서기에 바쁘다.
「민속촌」은 신도시 사람들에게 시골집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백마역부근의 한식집.흙벽에 초가를 얹어 새로 지은 건물에 방마다서로 트여있어 손님들이 죽 앉아있는 모습을 한눈에 보고 있노라면 흡사 시골 부잣집에 잔치가 벌어지는 느낌이다 .메뉴는 정식상차림(7천원)한가지.된장찌개에 콩장,두부,감자같은 조림과 도라지,취나물,버섯등 나물무침에 생선구이,각종 김치로 20가지 반찬이 곁들여진다.궁중음식점같은 요란한 반찬은 없지만 크게 나무랄 데 없이 고루 맛깔스럽다.
한지로 벽면에 써놓은 메뉴 가운데 돼지고기장작구이(8천원)나쇠고기장작구이(1만3천원)는 이 정식상차림에 추가할 수 있는 반찬격.양은 그다지 많지 않지만 고기도 연하고 향이 근사하게 구워져나온다.경기도하남시의 이름난 음식점 「마방 집」을 언뜻 떠올릴 법한 상차림이다.『민속촌 분위기와 크레디트카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답변을 당당하게 늘어놓는 대목에선 다소 어처구니가 없다.
집주인은 갈비집을 비롯,음식점 경영이 여러해째.음식에 들어가는 각종 장은 그의 어머니가 직접 담근 것이라는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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