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 친구들아 건강하게 만나자"

"용천 친구들아, 통일되면 건강하게 만나자."

2일 오전 탈북자들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 '자유북한방송'(www.freenk.net)에서 여덟살짜리 소년의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주인공은 서울 양천구 은정초등학교 3학년 이기문(8)군. 李군은 북한에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시인이었던 어머니 최진이(45)씨를 따라 1998년 탈북해 2000년 한국에 정착했다.

李군은 "나는 북한 평양에서 살다가 세살 때 엄마 등에 업혀 한국에 왔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떨리는 목소리로 1분 분량의 짤막한 원고를 읽어나갔다.

李군은 "지금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너희를 돕겠다고 헌금을 하고 있어. 약도 보내고 먹을 것도 보내고 있어"라며 "통일이 되면 건강하게 만나자"는 말로 편지를 마쳤다.

李군의 출연은 자유북한방송 측에서 2일자 용천 참사 특집방송을 위해 李군의 육성편지를 기획, 섭외를 요청해와 성사됐다. 방송사 측의 부탁을 들은 어머니 崔씨는 李군에게서 용천 참사에 대한 생각을 듣고 원고를 작성해 줬다.

이날 특집방송은 용천읍 출신 탈북자 김영호(45.가명)씨의 '고향생각'으로 문을 열어 탈북자들의 '원탁토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발언대'등의 프로그램에 이어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가 쓴 시 '룡천 소학교 아이들아'로 끝을 맺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