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앙드레""내이름은 던스틴" 다음주말 나란히 개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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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조스』『꼬마돼지 베이브』처럼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의 승패는 통념을 깨는 캐릭터를 얼마나 실감나게 만들어 내느냐에 달려 있다.『조스』의 경우 모형을 사용했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그 어떤 동물보다 공포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내 는데 성공했고 『꼬마돼지 베이브』는 지저분하고 둔한 돼지의 이미지를 귀엽고 앙증맞은 동물로 바꿔 놓았다.다음 주말 나란히 개봉되는 『앙드레』와 『내 이름은 던스틴』도 「사람보다 나은」 동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따뜻한 사랑의 메시지를 던지는 가족영화다.『꼬마돼지 베이브』의 조지 밀러 감독이 연출한 『앙드레』는 이색적으로 물개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로 미국 메인주의 어촌 록포트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어미가 어부의 그물망에 걸려 죽자 고아가 된 아기 물개 앙드레는 부두 조합장 해리(키스 캐러딘)의 뱃전으로 올라온다.개는물론 닭까지 집안에 풀어 키울만큼 지독한 동물 애호가인 해리는앙드레를 집안으로 데려와 기른다.앙드레가 인간 가족들과의 생활에 적응해가는 속도는 놀랍다.사람 흉내내는 것은 기본이고 음악이 나오면 춤추며 혼자 TV 시청도 한다.오히려 바다를 무서워해 해리가 잠수복을 입고 잠수를 가르치는 해프닝까지 벌인다.이런 기행이 알려지면서 앙드레는 매스 컴의 조명을 받고 인기프로『에드 설리번 쇼』로부터 출연 섭외까지 받는다.그러나 앙드레와해리가족의 행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 때문에 앙드레는 바다로 돌려보내진다.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여기다.고향으로 돌아간 앙드레는 겨울이 되면 남쪽으로 내려갔다가도 봄이 오면 어김없이 록포트로 돌아온다.그 떠남과 회귀의 행로는 61년부터 앙드레가 사망한 86년까지 계속된다.밀러감독은 25년간 해리가족과 앙드레가 맺은 인연을 따뜻한 유머와 아스라한 슬픔이있는 드라마로 재현해 놓는다.
켄 크와피스 감독의 『내 이름은 던스틴』은 오랑우탄 던스틴이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코미디로 발상이 재미있다.던스틴은 악당 러트리지(루퍼트 에버레트)의 사주를 받고 고층아파트나 호텔등을 터는 특수절도범이다.빌딩벽을 타고 올라가 창문으 로 침입한 뒤고가의 보석만을 훔쳐오는게 그의 임무.그러나 머제스틱 호텔에 평가위원으로 위장하고 한건 하러간 러트리지가 실적이 신통치 않다고 박대하자 도망친다.영화는 쫓기는 던스틴이 호텔 지배인(제이슨 알렉산더)의 말썽꾸러기 아들 카일(에릭 로이드)의 도움을받아 러트리지를 물리칠 때까지 벌이는 해프닝을 그린다.
남재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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