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젠테이션·집단 토론…예상문제 리허설로 '感 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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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해외 지사를 설립할 때 성공할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해외시장 상황에 맞춰 설명하라."(삼성전자 프레젠테이션 면접 주제)

"시민운동가들의 정치 참여에 대해 찬반을 논하라."(국민은행 집단토론 면접 주제)

기업들의 신입사원 채용에서 프레젠테이션 면접과 집단토론 면접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어떤 주제를 놓고 혼자 발표하거나 여러 명이 토의하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들의 문제해결 능력, 전문성, 창의성, 실무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헬로잡(www.hellojob.com)이 매출액 상위 7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33개 회사가 두 방식의 면접 중 하나 혹은 둘 다를 채택하고 있었다.

프레젠테이션 면접이 대체로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주제가 출제되는 데 반해 집단토론은 일반적인 주제가 주로 나온다. 프레젠테이션이 전공 및 실무 능력을 파악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집단토론은 의사소통 및 조정 능력을 살피는 데 역점을 두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프레젠테이션 면접은 문제를 던져준 뒤 지원자들이 40분 정도 정리할 시간을 준 다음 10분 정도 발표하게 하는 식이다.

주제는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의 사이즈 확대와 규격 표준화', '분자 상태도와 결정구조 변화' 같은 전공 관련이 대부분이다. 집단토론은 문제가 제시되면 20분 정도 각자 해석한 뒤 6~8명이 모여 30여분간 토의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주제 중의 하나는 '중국 반도체에 추격당하는 한국 반도체 업체의 대응 전략'이었다.

문과생이 많이 지원하는 금융.서비스.유통업에서는 시사적인 주제가 주로 나온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신용불량자 해결방안''여성의 사회참여 확산' 등이 프레젠테이션 면접 주제로 출제됐다. 국민은행은 '직장생활 계획서'를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만들어 보라는 과제가 나오기도 했다. 조흥은행은 '하리수가 남자인가, 여자인가', 해태유통은 '미혼남녀의 사내 결혼에 대해 찬반을 논하라'는 문제를 집단토론 주제로 제시했다.

◆어떻게 대처하나=프레젠테이션이나 집단토론에서는 정확한 답이나 지식보다는 논리적 사고와 의사표현력이 더 중요시된다. 교보증권 인사팀 이태우 과장은 "무엇을 설명하느냐보다는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러 명의 면접관을 앞에 두고 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에서는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당황해서 말을 흐리거나 자신없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지원 회사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 예상 문제를 뽑아 본 뒤 리허설을 갖는 것이 요령이다. 깔끔한 복장은 기본이고 시선 처리, 손동작, 목소리 톤의 조절 등에 유의해야 한다.

집단토론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조리있게 펴는 능력이 중요하다. 자신의 의견만이 정답인양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사람은 감점 대상이다.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자칫 주제와 연관성 없는 이야기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정답은 없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끝내는 것은 집단토론에 참여한 팀원 모두에게 감점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적절한 마무리가 중요하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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