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서방 물꼬트기 세미나외교 강화-고립탈피 북한의 외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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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북한이 대서방관계 개선을 위한 세미나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세미나 참석을 명분으로 해당국가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있는 정.관.재계 주요인사들을 만나 실질적인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세미나 외교는 또 관리들뿐 아니라 김일성대 교수등 각계 인사들에 의해서도 추진되고 있는데 세미나 참석자가 관리가 아니라도 당.정의 입김을 받아 움직인다는 점에서 세미나 외교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북한관리들이 참석한 세미나는 모두 8건.이 가운데 미국이 6건으로 제일 많으며 일본과 캐나다가 1건씩으로 집계되고 있다.
북한은 특히 클린턴 행정부가 추진해온 포용정책에 편승,세미나를 통한 대미외교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와함께 미국에서 열린 세미나는 지난 1월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에서 열린 동북아경제포럼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한국총선이 끝난 4월 중순이후 집중돼 있다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이는 미국이 한국의 예상되는 반발을 무마하기위해 세미나 일 정자체를 한국총선 이후로 조정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하와이 동북아 경제포럼에서는 대외경제위산하 경제협력추진위원회 김문성 서기장을 비롯한 5명의 북한 대표단이 열대풍의 셔츠와 모자를 쓰는등 파격적인 행동을 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뭔가 달라진,열린 그들의 모습을 내비치려 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미국을 공략하는 중량급 인사는 역시 김정우(金正宇)대외경제위원회 부위원장과 이종혁(李種革)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金부위원장은 4월19일 박석균 외교부 미주국 부국장등 일행 4명과함께 조지워싱턴대학 부설 시거동아시아연구소 초청으로 워싱턴을 방문했다.
북한의 대외접촉 창구인 아시아.태평양위원회 李부위원장도 지난해에 이어 미국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다.그는 지난 4월24일 박승덕 주체사상연구소장등 7명의 북한관리.학자들과 함께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주 기독자협회(회장 朴漢植 조지아대교수)주최 세미나에 참석했다.특히 이 세미나에서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력있는 존 메릴 미 국무부 분석관.셀리그 해리슨 카네기재단 연구원등과 함께 세미나에 참석,의견을 교환했다.
이종혁은 이어 워싱턴에서 5월1일 토머스 허바드 당시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와 카네기 평화재단에서 만나 연락사무소 개설문제등 양국간 실질적 외교사안을 협의했으며 이날 오후에는 이 재단에서 열린 비공개 세미나에도 참석,북한의 입장을 미측에 설득했다. 이밖에 6월들어 이근 북한외교부 미주과장이 스탠퍼드대 부설 동아시아 연구소 세미나 참석차 미국을,이철진 외교부 일본과장은 일본외무성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초청으로 일본을 각각 방문하기도 했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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