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vs 오바마 이번 주말 … 운명의 1차 맞짱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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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대선의 향방을 가를 대통령 후보 1차 토론이 26일 오전 9시(현지시간) 미시시피주 옥스퍼드 미시시피대학에서 90분간 열린다. 주제는 ‘외교정책과 국가 안보.’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미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는 이번 토론이 대선 승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사전 준비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오바마는 “매케인 당선은 조지 W 부시 정권의 연장”이라며 매케인을 부시의 실패한 정책과 연계시킬 전망이다. 반면 매케인은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지도자”로 내세워 오바마의 경험 부족을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전 같은 ‘맞짱 토론’=오바마는 23일 플로리다주 휴양지 탬파베이에 1차 대선 토론 캠프를 설치한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그는 이번 주에 별도 유세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토론 준비에 전념키로 했다. 오바마의 외교 담당 보좌관인 그레그 크레이그가 매케인 역할을 맡아 실전을 방불케 하는 ‘맞짱 토론’ 연습을 한다. 오바마 진영은 올해와 2000년 공화당 대선 예비경선에서 매케인이 토론하는 비디오를 시청하며 매케인의 장단점을 분석했다고 NYT는 전했다.

매케인(왼쪽), 오마바


오바마 측근들은 매케인이 올해 대선 토론에서도 과거와 같이 화를 참지 못해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매케인 진영도 오바마의 민주당 경선 토론 비디오를 연구하고 있다.

이번 토론에서 매케인은 이라크에 미군 증원을 반대한 오바마를 공격할 전망이라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1일 보도했다. 미군 증원으로 이라크에서 무력 분쟁이 줄어드는 등 상황이 호전되면서 오바마의 증원 반대가 설득력을 잃었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오바마는 명분 없는 이라크 전쟁으로 막대한 인명과 경제적 손실을 입었음에도 매케인이 처음부터 줄곧 전쟁에 찬성했다는 점을 꼬집을 것으로 보인다. WP는 “매케인이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부시 대통령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분명히 각인시켜야 한다. 반면 오바마는 대통령으로서 믿을 수 있는 지도자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승부 결정지은 역대 토론=1960년 대선에서 TV 토론이 도입된 뒤 대선 토론은 미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의 하나로 자리 잡으며 대선 승리의 분수령이 됐다. 존 F 케네디와 리처드 닉슨이 맞붙은 60년 대선 1차 토론은 미국인의 37%가 시청했다. 당시 닉슨은 무릎 부상으로 수척한 모습으로 회색 양복을 입고 토론장에 나왔다. 이는 젊은 케네디의 활기찬 모습과 대조를 이루며 치열한 대선전이 케네디 쪽으로 기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3차로 진행된 76년 대선 토론은 실언의 반향이 컸다. 당시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국내 문제를 주제로 한 1차 토론에서 지미 카터보다 말을 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외교 정책을 주제로 한 2차 토론에서 포드는 “동유럽에는 소련의 지배력이 미치지 않는다. 포드 정부에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발언했다. 이는 포드가 기본적인 사실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란 인상을 줌으로써 카터가 승리할 수 있는 전기가 됐다.

로널드 레이건과 지미 카터가 경합한 80년 대선에서도 TV 토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배우 출신의 레이건은 간결한 용어와 유머를 구사하며 대선 토론을 주도했다. 그 결과 근소한 차로 앞서던 그는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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