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제海洋法재판소 初代재판관 박춘호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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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제 개인의 영광이기 이전에 한국의 외교적 역량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에 거둘 수 있었던 개가라고 생각한다.』 1일 낮(현지시간) 국제해양법재판소의 초대 재판관으로 선출된 朴椿浩(65) 전고려대 교수는 「국제 사법기구에 진출한 첫번째 한국인」이란 영광을 국력 신장의 공(功)으로 돌렸다.국제해양법재판소는 본부를 독일 함부르크에 두고 유엔해양 법협약에 근거,국가간 분쟁을 해결하는 유엔 관련 특별기구.
『국제사법재판소(ICJ)와 마찬가지로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의 권한도 상당하다.이 때문에 각국은 초대 재판관 21석을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여왔는데 재판관들은 최고의 외교관 대우와 함께 5만~15만달러의 연봉을 받는다』고 朴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조업권이나 대륙붕및 심해 개발권등 해양을 둘러싼 국제분쟁 건수가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라며 『대륙붕 문제만 해도 세계적으로 90건 정도가 분쟁의 소지가 있어 「평화적 해양질서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오는 10월 임기가 시작되는 朴교수는 『10월18일 함부르크에서 취임 선서가 있지만 우선 재판장등 일부 인원만 상주하고 나머지 재판관들은 사건이 접수되면 합류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朴교수는 『지난해말 고려대에서 정년 퇴임하고 일본 세이난(西南)대학의 국제법 전임교수로 초빙받았으나 이번에 재판관으로 선출돼 제2의 교직 인생에 차질이 빚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전북남원 출신인 朴교수는 영국 에든버러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명저 『해양법』을 저술했으며 영어로 된 저서.논문 30여편을 발표하는등 이 분야에서는 알아주는 국제적 거물이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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