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불량 과자’ 올해만 18t 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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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해 12월 물류회사인 A사는 중국으로부터 얇게 썬 ‘고구마 튀김’ 과자를 수입하려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무작위 검사를 받았다. 이 식품에는 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인공 감미료인 ‘사이클라메이트’가 포함돼 있었다. 사이클라메이트는 단맛을 내는 화학제품으로 한국·미국·일본 등에서 식용을 금지하고 있다.

같은 해 10월 식품수입회사인 B사는 중국산 ‘새우 케이크’를 들여왔다. 이 케이크에서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니트로퓨란’이 검출됐다. 동물성 항생제인 니트로퓨란은 한때 국내에서도 장어 등에 사용돼 암 유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식약청은 케이크 1125kg을 전량 폐기했다.

발암의심물질·세균·첨가물 등으로 수입 부적합 판정을 받고 폐기된 중국산 과자와 빵이 크게 늘고 있다.

21일 식약청이 국회보건복지가족위원회 임두성(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 부적합 판정을 받은 중국산 빵·과자는 2006년 2622kg(5건)에서 지난해 1만9514kg(7건)으로 7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7월까지 1만8459kg(6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2년7개월간 부적합 판정으로 폐기된 중국산 빵과 과자가 총 40.6t에 달했다.

수입식품 비중의 25% 내외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이 1년에 10%가량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중국산 과자·빵은 크게 느는 추세다.

지난해 10~11월 수입된 중국산 빵에서는 세 차례나 니트로퓨란이 나왔으며 올해 수입된 과자 4건에서 포장지용 잉크를 녹이는 화학물질인 톨루엔(메틸벤젠)이 기준치보다 최대 5배까지 검출됐다. 올 3월 대형 제과업체가 수입한 과자에서도 톨루엔이 나왔다. 임두성 의원은 “서류검사와 관능검사(사람의 오감으로 검사하는 것)가 수입식품 검사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무작위 검사와 정밀검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우려되는 물질이 포함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식품은 전수 검사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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