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안 쌓였는데…지금 이념 논쟁할 땐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금이 이념 논쟁을 할 때냐."

전윤철 감사원장이 30일 정치권 등을 상대로 '쓴소리'를 했다. 서울 롯데호텔에서 200여명의 기업인이 모인 가운데 열린 대한상의 초청 간담회에서다.

田원장은 "경제 현안들이 누적된 상황에서 양대 정당(열린우리당.한나라당)은 이념 논쟁보다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대외신뢰도를 제고하는 데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田원장은 "베트남이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했고,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에 대거 가입하는 게 세계의 현실"이라며 "우린 10년째 국민소득 1만달러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념 논쟁은 국민의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권은 국가가 당면한 현실적 문제에 대해 관계 부처 장관을 불러다 구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것이 국민에게 더 호소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 정당이 20~30년간 지속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뚜렷한 이념이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국민들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뒷받침하는 것이 정당의 지속성과 역사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田원장은 일부 공무원의 직무태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그는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부서 간 이기주의를 어떻게 타파하느냐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 "감사원에서 각 분야를 쳐다보면 어떻게 경제규모 세계 12위의 대국이 됐는지가 기적 같은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