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2. 나비 축제 성공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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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구 4만2000여명의 시골 소읍(小邑)이 축제 하나로 연간 300만명 가까운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관광 불모지나 다름없던 함평이 나비축제로 인해 관광명소로 변모한 것이다.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나비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는 곤충이다. 이런 나비의 특성이 나비축제라는 이벤트를 통해 함평의 이미지를 확 바꾸고 있는 셈이다.

나비축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우선 차별화되고 일관성 있는 테마 선정을 들 수 있다. 전국에 수많은 축제가 있지만 '나비'라는 테마는 함평에서만 찾을 수 있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 나비는 도시인들의 발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또 자운영과 유채꽃 등이 심어진 1000만평의 꽃밭을 배경으로 나비 생태관, 나비 표본전시관, 나비날리기 행사 등 수십가지 관련 프로그램을 일관성 있게 유지한 점이 돋보인다.

주목할 점은 한 가지 소재로 여러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소위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 전략을 택했다는 것이다. 나비축제가 성공하자 나비전시관.나비생태관 같은 관람시설을 만들어 수입을 올리고 있고, 나아가 나비 브랜드를 개발해 넥타이 등 연관된 상품을 만들어냈다.

21세기는 치열한 경쟁의 시대다. 철저히 차별화할 때 기업이든 지역이든 살아남을 수 있다. 함평 나비축제는 차별화 전략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강신겸 삼성경제硏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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