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전규격마크 달지않으면 수입 허용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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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중국이 10월부터 자국 공산품 안전규격마크 「CCIB」를 달지 않은 외국산 전기전자제품의 수입을 허용하지 않기로 해 관련업계의 대(對)중국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많은 국내업체들은 중국이 이미 시행해온 「창청(長城)」규격마크도 아직 전부 따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이 새 마크인 CCIB까지 추가로 도입하는 바람에 이중으로 애를 먹게 됐다.
전기밥솥.전기공구(工具).용접기등 20개 중국수출품 관련 상당수 국내업체들이 중국이 일종의 비관세장벽으로 내건 이 마크를10월 전에 따내기 힘든 실정이다.
중소기업청 김광식(金光植)산업1국장은 『중국이 작년말 이 제도 시행을 공표했지만 규격내용을 해외에 잘 알리지 않은데다 중국측 규격인증기관이 업무에 늑장을 부린 탓에 국내업계가 대비할시간이 적었다』고 말했다.
LG산전 설계실의 강갑식(姜甲植)규격담당 차장은 『안전규격 마크를 따기 위해 중국 상하이(上海)시험소에 절단기등 10개 품목의 전기내구성 시험을 작년 11월에 의뢰했으나 시험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이들 품목의 중국 수출에 큰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전기공구 부문에서 중국에 2천6백만달러(약2백8억원)상당의 수출을 계획중인 LG산전은 이 상태가 지속되면 목표의 30~40%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공구분야 국내 최대업체로 최근 수출에 나선 ㈜계양전기는 『기존 창청 마크에 CCIB마크 도입으로 중국 수출에 이중의 돈이 들게 됐다』고 호소했다.이 회사 관계자는 『중국이 안전마크를 달지 않고 물품을 유통시킨 업체에는 인민폐 30만위안(약3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전했다.
전기밥솥 업체인 마마전기는 가뜩이나 중국보다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는 마당에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드는 새 안전규격 제도까지 생겨 사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이 회사 수출관계자는 『올해 2백만달러의 수출을 계획했으나 규격획득업무에는 일손이 달려손도 못대고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준비를 많이 해온 삼성.LG.대우전자등 대형 전자업체관계자들도『중국 규격인증 담당요원이 중국에 수출하려는 한국기업공장에서 하는 공장심사 절차만 1년씩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국내 최대업체인 ㈜메디슨은 중국 수출물량을 늘릴 계획이지만 내년10월 안전마크 부착 의무화를 앞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국내 전기전자업계의 지난해 대중국 수출액은 부품을 제외한 완성품만 약3억8천만달러 규모다.
이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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