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지역간 의료혜택 편중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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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충북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92년부터 보은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李창근(34)씨는 지난해 7월 중순 매우 당혹스런 경험을 했다.
큰 아들(2세)이 갑자기 아파 병원을 찾았으나 보은읍내에 전문의가 없어 승용차로 1시간30분이나 걸리는 청주시까지 나가야했던 것.
『읍내로 나가면 쉽게 치료가 될 줄 알았습니다.그러나 읍내에는 소아과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도 없었습니다.』 부인(30)도둘째 아이를 임신한 뒤 청주시에 있는 병원까지 가서 진료를 받아야만 했다.
충청북도내 병원의 지역 편중 현상이 커지고 있다.청주.충주등충북지역에서 비교적 큰 도시에는 병.의원이 매년 10~20여개씩 새로 문을 여는 반면 군.면 단위에서는 겨우 몇개의 의원급병원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청주시의 경우 6월말 현재 종합병원 5개를 포함해 2백17개의 병.의원이 있는 반면 보은군에는 겨우 10개소만 있는 실정. 95년에 비해 청주지역에는 16개소나 늘어났으나 보은을 포함한 상당수 시.군의 경우 거의 변화가 없는 상태다.이 결과 의사 1인당 인구수가 청주시는 8백2명 정도인데 반해 보은군은2천5백명 정도로 추산된다.비록 청주 생활권에 포 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12만명 정도가 살고 있는 청원군의 경우 의원급만 12개뿐이다.
충북의사회의 한 관계자는 『수지가 안맞아 군.면 단위지역에서는 의사들이 개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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