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올림픽공원 록콘서트장 폭탄 테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올림픽게임이 중반에 접어든 27일 새벽 애틀랜타시 도심 올림픽공원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는 올림픽 분위기를 일순간 싸늘하게 만들었다.사고 직후 세계 각국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한결같이미국에 철저한 대비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안전한 올림픽을 위해 사상 가장 많은 2만5천명 이상의 보안요원들을 배치했다는 미국의 준비상황을 믿지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폭탄이 터진 올림픽공원 공연장 「AT&T 올림픽 글로벌 빌리지」에서는 당시 수천명이 모인 가운데 록 연주회가 열리고 있었다.폭발은 무대 부근 조명 타워쪽에서 일어났으며,폭발 순간 관중들은 방향감각을 잃은채 사방으로 달아나는등 아 수라장을 이뤘다. 경찰은 현장주위의 5,6개 블록을 비상 경계선으로 봉쇄하고 현장에 몰려든 수천명의 시민들을 돌려보내는 한편 보도진들의 출입도 엄격하게 금지시켰다.
…폭발직전 수상한 꾸러미가 있다는 제보가 현지경찰에 들어와 사고 당시에는 이미 경찰이 현장을 수색하고 관객들을 대피시키기시작하던 중이었다.
폭발 당시 무대에서 연주중이던 그룹 「잭 맥 & 하트」의 멤버 앤드루 캐스트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룹 음향기술자의 말을 인용,『폭발물이 무대앞 근처에 놓여 있던 종이가방에 들어있었다』고 주장했다.앤드루는 『그러나 그는 누가 그 종이가방을두고 갔는지는 목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터진 폭탄은 「파이프 폭탄」이라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밝혔다.파이프 폭탄은 가느다란 파이프에 폭약을 채워넣고시한폭발 장치와 뇌관을 부착시킨 것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것.보안전문가들은 폭탄이 정교하지 못한 파이프 폭 탄인 점으로 미뤄 이번 테러가 외국 과격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빌 클린턴대통령은 잠에서 깨어나 즉각 사건을 보고받았다고 리언 파네타 백악관 비서실장이 밝혔다.CNN은 『보안 정예요원들은 경기장등 핵심시설에만 배치됐다』면서 『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아무런 검색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자 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었다』고 지적했다.
…각국 선수단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이 ▶올림픽 분위기가 한창고조되고 있는 대회 중반에 일어났고 ▶특정국가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 아니며 ▶선수뿐만이 아니라 관광객.시민 모두 대상이 됐다는 점등을 들어 『모두가 테러표적이 될 수 있 는 것 아니냐』며 불안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들.한국선수단을 비롯,각국 선수들이 투숙하고 있는 조지아공대 기숙사에는 사건이 일어난 시간이한밤중임에도 불구하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전화와 자신의 무사함을 알리려는 선수들로 북새통.
…사고가 발생한 올림픽공원 상공에는 라이트를 켠 경찰헬기가 쉬지않고 순찰을 돌며 추가폭발등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사고현장인 올림픽공원과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있는 메인프레스센터에는 기자들 출입을 봉쇄,이곳에도 또다른 폭발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중이라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메인프레스센터 앞에는 소방차 6대와 구급차등이 대기, 이같은 추측을뒷받침했다.한편 애틀랜타 올림픽조직위측은 사고후 한참동안 선수피해여부및 경기진행등과 관련,아무런 공식발표를 하지 않아 기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현지 경찰당국은 메인프레스센터에 기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기위해 최루가스를 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