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올림픽 술레이마놀루 역도 44번째 세계신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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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돈도 벌었다.명예도 얻었다.다만 역사를 만들고 싶을 따름이다.』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나임 술레이마놀루(29.터키).
155㎝,64㎏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괴력때문에 「포켓헤라클레스」로 불리는 그는 남자 역도 64㎏급에서 합계 3백35㎏을 번쩍 들어올려 세계신기록 수립과 함께 올림픽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81년 불과 14세의 나이로 세계최고기록에 육박하는 기록을 세우며 역도계를 놀라게 한 그는 83년부터 지금까지 매시즌 세계랭킹 1위를 고수해왔다.이번대회 포함,국제대회에서 거둬들인 금메달은 49개.두차례에 걸친 세계선수권 3연패도 올림픽 3연패에 못지 않은 업적이다.
84년 유럽선수권에서 그는 인간한계로 여겨졌던 자기체중의 3배 이상(1백68㎏.당시 56㎏급)을 들어올렸다.불가리아의 영웅 스테판 토푸로프(83년10월)에 이은 인류사상 두번째.
그의 이름도 두번이나 바뀌었다.바로 그것이 「인간 술레이마놀루」가 걸어온 삶의 거울이다.
67년1월 역도강국 불가리아에서 터키계 농부의 세아들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11세때 정식으로 역도에 입문,82년 국제대회에 데뷔하자마자 신기록행진을 거듭해 불과 몇년만에 「사회주의 스포츠영웅」이 됐다.그러나 그는 86년12월 멜■ 른세계선수권에서 불가리아에 3개의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바친 뒤 터키로 망명했다.터키계의 이슬람식 이름인 나임 술레이마놀루를 불가리아식인 나움 샬라마노프로 바꾸도록 강요하는등 불가리아화 정책이 그의 민족의식에 불을 지른 계기가 됐다.
터키의 외잘대통령은 전용기를 멜버른으로 보내 모셔오는 한편 영웅을 양아들로 맞아들였다.즉각 송환을 고집하는 불가리아 때문에 그는 87년 1년동안 국제대회에서 사라졌다.결국 터키는 불가리아에 1백만달러의 뒷돈을 주고 그의 88서울올 림픽 출전권을 「구입」해야 했고 그는 터키에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함으로써빚을 갚는다.90년 부상으로 은퇴했으나 국민들의 성화에 못이겨1년만에 복귀했다 .
애틀랜타=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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