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펀드 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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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미국발 금융 쇼크와 관련, “국내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혼란과 충격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고, 특히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공직자인) 나는 직접 투자가 불가능하지만 간접투자 상품(펀드)이라도 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이달 들어 물가 상승의 원인이었던 국제 유가가 20% 이상 떨어진 만큼 이른 시간 내에 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일선 주유소의 기름값 인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미국발 금융 위기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주력했다. 이번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주식과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9월 위기설’이 재부상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위험요인이 발생하면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며 “그러나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그만큼 회복도 빠른 편인데, AIG 위험요인이 많이 사라져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핵심 관계자는 “일단 불안심리 차단 등 시장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확보에 매달리는 게 세계적 양상인데, 이런 점에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좋은 시장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주식시장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외국인 비중이 낮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고, 동시에 환율이 높아져 경상수지 적자도 해소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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