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값 내려도 소비자값은 올라 주부들 주름살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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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기본 생필품 가운데 올들어 생산자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소비자가격은 되레 오르는 품목이 나오고 있다.또 생산자 가격이 크게내렸으나 소비자 가격은 조금밖에 내리지 않은 품목도 적지 않다. 결국 중간상의 유통마진이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이고,이바람에 소비자는 물론 농부.기업등 생산자들이 모두 피해를 보고 있다. ◇소비자 가격만 오르는 품목 많다=김.고추.두루마리화장지등은 올 상반기동안 생산자 가격이 1.4~4.5%가 떨어졌으나소비자 가격은 되레 0.1~0.5%나 올랐다.또 라면.연탄.가루비누.러닝셔츠.감기약등은 정부가 가격을 관리하는 바람에 생산자 가격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소비자 가격은 조금씩 상승했다.한우 쇠고기는 올 상반기동안 산지에서 25.5%가 폭락하는 파동을 겪었다.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겨우 5.4% 하락하는데 그쳤다.계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이는 농 민들이 쇠고기.계란을 헐값에 팔아 큰 손해를 보았지만 그렇다고 소비자들이 그만큼 값싸게 사먹은 것도 아니라는 얘기다.
◇유통 마진도 점점 커진다=한우 쇠고기 1㎏의 유통 마진은 지난해12월 4천9백73원에서 지난 6월 6천9백97원으로 불어났다.이로 인해 지난 6월현재 소비자 가격(1만5천4백32원)이 생산자 가격(8천4백35원)보다 두배에 가까 운 83%나비쌌다.이는 지난해 12월의 44%에 비해 엄청나게 높아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대부분의 다른 품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소비자 가격이 생산자 가격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비율이 이 기간 ▶우유(83→91%)▶계란( 31→46%)▶러닝셔츠(54→55%)▶김(28→35%)▶두루마리화장지(12→18%)▶고추(10→13%)▶일반미(7→9%)로 각각 높아졌다.
◇원인과 대책=팽동준(彭東俊)한은 조사2부장은 『유통과정에서인건비.임대료등이 추가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생산자 가격보다 소비자 가격의 상승률이 조금 높은 편』이라며 『하지만 한우 쇠고기와 같은 경우는 납득하기 어렵다.복잡하고 다 단계인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상규(任祥奎)재경원 물가정책과장은 『소비자 가격을 왜곡시키는 농수산품 매점매석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또 외국보다 10%이상 가격이 비싼 공산품은 우선적으로 가격인하를 유도하기로 했다.그린벨트에 유통 할인점 설 치를 허용하는 한편 공장도 가격.권장소비자 가격등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가격 경쟁을 이끌어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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