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장수영9단 '8전9기' 환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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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장수영 9단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조(曺)-서(徐)시대로 불리는 1980년대에 '5강'의 맏형으로 수차 우승에 도전했으나 조훈현.서봉수의 강고한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만 여덟번 했던 장수영9단이 승부세계의 황혼기인 50대에 접어들어 생애 첫 우승을 거두며 오랜 한을 푼 것이다.

무대는 돌씨앗배 프로시니어기전. 결승 상대는 김일환9단. 한판씩 주고받아 1대1로 팽팽한 가운데 지난 25일 최종전을 가져 188수만에 백 불계승해 한많은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45세 이상의 기사만 출전하기 때문에 공식 타이틀로 인정받지는 못한다. 조훈현9단이 나오지 않아 가장 큰 난관도 미리 제거됐다. 그렇더라도 우승은 우승이다.

장9단은 이 우승 이후 주변에서 수많은 축하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망원동에 도장을 차리고 후진양성에 몰두하고 있는 장9단은 "비록 정규대회는 아니지만 참 기쁘다. 우승이라는 게 이런 것인지 몰랐다. 한턱 내지 않을 수 없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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