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주인 78% “식당 창업 말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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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물가 및 경기침체로 내수가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식당 업주 10명 중 8명은 주변 사람의 식당 창업에 대해 “말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 서울 지역 음식점 경영주 48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신규 창업자에게 외식업을 권유하겠느냐”는 질문에 식당 업주 중 29%는 “적극 말리고 싶다”고 답했으며, 49%는 “다소 말리고 싶다”고 응답했다. 이에 반해 “식당 창업을 권하고 싶다”는 업주는 9%에 머물렀다. 이 같은 분석결과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발간하는 ‘서울경제’에 소개됐다.

실제 한국음식업중앙회에 따르면 외식업계의 불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 들어 5월까지 서울에서 신규로 창업한 음식점은 4101곳. 이에 비해 ▶명의가 바뀐 음식점이 6240곳 ▶휴업 상태인 음식점 2만6925곳 ▶폐업한 업소가 3219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 경영난은 타 업종에 비해 음식점 창업이 쉽다는 인식에 따라 창업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식당 업주 중 77%가 창업 준비 기간이 3개월에서 1년 이하라고 답했다. “한두 달 준비하고 식당 문을 열었다”는 응답도 12%를 차지했다.

‘창업 시 조언을 해준 사람’으로는 ▶외식업 유경험자 37% ▶주변 지인 33.7% 순으로 조사됐다. “조언 없이 창업했다”는 ‘용감한’ 응답자도 8%나 됐다.

식당을 창업한 동기로는 ‘생계 유지’가 46.8%로 가장 많았다.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는 답변도 27%나 됐다. 식당 창업 이전의 직업은 회사원이 28%였고, “음식점 관련 경험이 있다”는 26%에 그쳤다.

김태희 경희대 외식산업학과 교수는 “음식점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준비 없는 창업자가 많아 자생력과 경쟁력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서울보다 지방에서 음식점 폐업률이 더 심각하다”면서 “신규 업소들이 자생력을 갖추도록 전문화된 경영컨설팅과 교육훈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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