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중리동 중리아파트 공단 매연으로 심한 대기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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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시서구중리동 중리아파트 주민 李광조(54.회사원)씨는 집에만 들어오면 가슴이 답답해진다.흐리고 바람이 없는 요즘같은 장마철에는 어김없이 매캐한 냄새가 나 마음놓고 숨쉬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李씨는 『흐린날 새벽녘에는 불이 탈때 나는 듯한 냄새가 자주나 고통스럽다』며 『인근 공단에서 나오는 매연때문』이라고 말했다. 서구평리.중리.내당동등 공단인근 지역주민들이 李씨처럼 극심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매연은 바람이 없는 흐린날 자정에서 오전 4시 사이 농도가 가장 높지만 낮시간에도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주민 李화숙(50)씨는 『악취가 날땐 숨쉬기도 곤란하지만 눈과 목이 따가운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심각한 대기오염은 인근 서대구공단과 대구염색공단 때문이다.
오염이 극심한 중리동은 서대구공단(입주업체 2백28개)과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고 염색공단(입주업체 1백13개)과는 2㎞정도 떨어져 있다.이곳에서 나는 매연이 바람에 흩어지지않고 주거지역에 깔리는 바람에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오염도도 심각한 수준이다.대구환경청에 따르면 올들어 중리동의 평균오염도는 이산화황()의 경우 0.045~0.053(월평균기준),미세먼지는 입방당 1백2~1백24㎍으로 환경기준인 0.03,입방당 80㎍을 각각 크게 넘어서고 있다.
게다가 북서풍이 부는 겨울철에는 이곳에서 3㎞정도 떨어진 제3공단의 매연까지 날아와 대기오염을 더욱 심하게 하고 있다.
대구환경청 허만천 측정분석과장은 『이 지역의 오염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작업을 학계와 함께 벌이고 있다』며 『분석결과가 나오는 연말께 이 지역의 오염방지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대구=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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