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망대>벤치멤버 활용 승패좌우-11일 현대.전북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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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축구역사와 스타일의 변화는 「축구의 진리」조차 발전시킨다.
「생각하는 축구」라는 명제는 스피디한 축구가 득세하게 된 70년대 후반부터 「미리 생각해놓은 축구」를 요구,조직력이 강조됐고 3-5-2 전술의 변화가 최고조에 달한 미국월드컵을 치르면서 「미리 생각해둔 틀에 따라 숙련된 팀전술의 완성만이 승리를 보장한다」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선두팀 울산현대와 상위권 진입을 열망하는 전북 역시 변화무쌍한 축구의 진리를 수용하려는 노력을 보여왔다.
김도훈-비탈리 콤비중심의 축구에서 김도훈-잔코라는 새로운 짝짓기를 시도한 전북은 잔코의 상승세가 큰 힘이다.
전북은 남은 여섯경기를 모두 이겨야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후기리그를 염두에 두고 장기전에 대비한 운영체계로 변화하면서 팀전술이 안정기조를 보이고 있다.
현대로서는 전북이 매우 껄끄러운 상대다.우선 현대출신의 수비리더 정종선의 존재가 거북하다.미드필드는 객관적으로 현대가 강한 반면 공격의 예리함과 파워는 전북도 만만치 않다.관록이 쌓여가는 전북 골키퍼 성원종의 존재역시 현대에는 부 담스럽다.
「울산3인방」 신홍기.김병지.김현석이 대표팀 차출로 전기리그에서 뛸 수 있는 경기가 전북전및 삼성전의 두차례뿐이어서 갈길이 멀다는 강박관념과 지나친 의욕으로 대세를 그르칠 우려도 있다. 결국 현대와 전북의 대결은 교체요원의 활용여부가 승부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두팀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모든 포지션에 걸쳐 1대1 싸움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양팀이미리 「완성해둔 틀」의 강도가 승부의 관건이라는 결 론이 나온다. 강신우(SBS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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