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재수생을 의미하는 ‘고시 낭인’을 대량 양산하게 됐다. 로스쿨 도입 목적이 변호사를 대량 공급해 법률 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이자는 것이었는데,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고시 낭인이 연간 5000명에 달하게 됐다. 법무성은 고시 낭인 증가를 막기 위해 ‘5년 내 3회’로 응시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 회사원 출신의 한 로스쿨 졸업생(33)은 “로스쿨만 졸업하면 변호사가 될 줄 알았으나 상황이 어려워져서 응시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일본 사법개혁위원회는 약 40개 대학이 총 4000명 정도를 받아들여 집중적으로 가르친 뒤 합격률을 70%로 유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규모 대학과 지방대들이 기회 평등을 요구하면서 74개 대학에서 총정원이 5825명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합격률이 낮아지면서 신슈(信州)대 등 3개 대는 올해 합격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번 사법시험에서 합격자 배출 1위는 200명을 기록한 도쿄(東京)대였다. 그러나 주오(中央)·게이오(慶應)·와세다(早稻田)대가 2~4위(각각 196, 165, 130명)를 차지하면서 사립대 돌풍을 일으켰다. 주오대 후쿠하라 다다히코(福原紀彦) 법과대학원장은 “사법고시 합격률 30%대는 우수 법조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로스쿨 정착이 예상되는 2010년부터 합격자를 3000명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지만, 매년 합격률이 낮아짐에 따라 사법고시 낭인은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