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로 매케인’ 석방 장면 동영상 공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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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공영 방송국(SVT)이 11일 공개한 존 매케인의 석방 장면 동영상. 고문 후유증 등으로 몸무게가 20여 ㎏ 빠졌고, 다리를 저는 모습이었다. [AP=연합뉴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25년 전 베트남전쟁 당시 포로에서 풀려나 미군에 인도되는 모습이 담긴 39초짜리 동영상이 공개됐다.

스웨덴 공영 방송국(SVT)은 11일 홈페이지(www.svt.se)를 통해 매케인이 5년 반 동안의 전쟁포로 생활을 끝내고 1973년 3월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풀려나 미군에 인도되는 모습을 공개했다. AP통신은 같은 날 촬영된 다른 전쟁포로의 흑백 사진과 대조해본 결과 진본이 맞다고 전했다.

이 동영상은 스웨덴 방송국 기자였던 에릭 에릭손(71)이 베트남 종군기자 경험을 책으로 펴내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다 발견했다. 이 동영상은 에릭손이 고용한 베트남인이 촬영했다.

동영상에서 매케인은 다른 포로들과 함께 버스에서 내리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햇빛을 보고 얼굴을 찡그린 매케인은 회색 상의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당시 37세 나이에 걸맞지 않게 머리는 백발이었다. 오랜 포로 생활을 하면서 고문을 많이 당해 머리가 세지고, 몸무게가 20여 kg 정도 빠졌다고 한다. 매케인은 다른 포로들과 함께 정렬해 있다가 호명되자 미군 장교에게 다가가 경례한 후 악수를 했다. 다리는 고문 후유증 탓인지 절룩거렸으나, 목발은 짚지 않았다.

67년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매케인은 탑승한 전투기가 격추되면서 포로로 붙잡혔다. 베트남군은 매케인이 미국 해군 제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선전전에 이용할 목적으로 석방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매케인이 다른 모든 포로들이 함께 석방될 것을 요구하면서 거부하자, 베트남군은 그를 가둬놓고 고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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