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 의원 대거 포진한 건설교통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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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18조~19조원의 예산(일반.특별회계 포함)을 심의할 국회 건설교통위가 정부시책 또는 출신지역의 이해관계와 밀접한 의원 위주로 구성돼 지역이기주의에 입각한 나눠먹기식 예산심의가우려되고 있다.
또 건교위 배정 의원들의 시.도별 분포가 고르지 못하고 심하게 편중돼 있어 국토의 균형발전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교위원 30명의 출신지를 보면 광주.전북.충남출신 의원은 한명도 없고 47석의 서울은 단 두명인 반면 전남(5명)과 부산.대구.강원(각 3명)지역은 출신의원수에 비해 과다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예산실 고위 관계자는 9일 『건교위의 이번 인선구조는 예산심의의 공정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라며 『조기에 시정되지않을 경우 향후 예산심의과정에서 소외지역의 박탈감이 증폭돼 정치문제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그는 건교 위의 정책.예산심의가 의원들의 이해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경제 우선순위가 아닌 정치논리에 의해 왜곡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법제예산실은 이미 지난해 건교부 산하 예산에 대한 검토의견서에서 『사회간접자본 사업은 투자대비 교통편익률(B/C비율)이나사업의 내부 수익률(IRR)등의 경제성과 국토의 장기적 균형개발을 감안해 결정되어야 하나 중앙고속도로등 그렇 지 못한 사업이 다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해 놓고 있다.
건교위원중엔 특히 부산(金武星.金운桓.金鎭載의원),목포(金弘一.韓和甲의원),인천(徐廷華.趙鎭衡의원)등 특정 항구.공항지역위원들이 많아 울산.포항.아산.군산등 여타 항구출신 의원들이 향후 예산배정에서 불이익이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야권은 9일 무소속.민주당에서 신한국당에 입당한 12명중 김일윤(金一潤.경주갑).박시균(朴是均.영주).백승홍(白承弘.대구서갑).서훈(徐勳.대구동을).이규택(李規澤.여주).최욱철(崔旭澈.강릉을)의원등 무려 6명이 건교위에 배정된데 대해 『입당 대가로 지역구 사업을 챙기도록 보장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전체 30명중 전국구의원은 단 한명으로 16개 상임위중 지역구 출신 의원의 밀집도가 가장 높아 거시적 시각에 입각한 정책심의의 부재(不在)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건교위는 95년초 건설위와 교통체신위가 통합,조정된 이후 지난해의 경우 16조8천9백49억원(본부와 철도청.항만청의 일반.특별회계 합계)에 이르는 예산을 다루는등 국방위와 교육위를 앞지르는 초대형 경제상위로 떠올랐으며 이번 상임위 배정에서도 여야 1백여명의 의원들이 신청했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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