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마케팅, 옛그림‘휘영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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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풍속화가 추석 선물의 마케팅 재료로 인기다.

국순당은 추석 선물세트의 상자 디자인에 조선시대 화가 김홍도·신윤복의 그림을 넣었다. ‘명작 상황버섯 VIP’ 세트에 김홍도의 ‘송하 맹호도’가, ‘명작 오미자 VIP’세트에는 신윤복의 ‘미인도’가 들어갔다. 박민서 과장은 “우리 고유의 재료를 이용, 옛 방식으로 만든 전통주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풍속화를 곁들였다”고 설명했다.

엘지생활건강의 추석 선물세트에는 신사임당의 ‘초충도’가 쓰였다. 9900∼2만5900원 세 종류다. 애경에서는 신윤복의 ‘단오’ ‘달밤’ 등을 선물케이스 디자인에 동원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상품 포장에는 김홍도의 ‘까치’ ‘타작’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상품은 대부분 5만원 이하의 중저가지만 우리나라 최대 전통 명절과 어울리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주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유니레버·아모레퍼시픽·애경 등에 풍속화 시리즈가 들어간 이마트 매장 전용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생활용품 위주로 9900∼3만500원대다. 황운기 미용 담당 바이어는 “지난해 추석 때는 해외 명화를 그려 넣은 미용 제품이 잘 팔렸다. 이 점에 착안해 올해는 풍속화를 넣은 독자 상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올 추석의 추세는 색동무늬나 전통 문양을 포장 디자인에 활용하는 정도의 과거와는 대비된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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