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協商 타결 초읽기-국회 院구성 전망과 향후일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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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회 개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법정 개원날인 6월5일부터 무려 한달여만이다.
1일의 여야 총무회담에서 최종합의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그러나 회담을 마치고 나선 여야 총무들은 한결같이 『몇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국회를 개원하겠다』고 말했다.표정들도 밝았다.그래서 돌발변수가 없는한 하루이틀 지연 되더라도 결국 이번 임시국회가 끝나는 4일 이전에 국회의장 선거가 가능할것으로 전망된다.지겹고 지루한 정치권의 싸움박질은 서로 상처를받을대로 다 받고 나서야 정리되는 형국이다.물론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선 얼마든 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갈 가능성도 있다는 전제아래서다.
2일중 여야의 협상이 타결된다 해도 의장단 선출은 하루뒤인 3일이나 임시국회 폐회당일인 4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자민련이정무(李廷武)총무는 『협상이 타결돼도 준비할 부분이 많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의장단 선출과 동시에 회기가 종료되면여야는 내주께 다시 임시국회를 열 방침이다.
현재 여당은 이달말부터 열리는 애틀랜타올림픽 일정을 고려해 2주정도의 회기를 계획하고 있다.그러나 야당은 『총선이 겹치는바람에 올 1월부터 한번도 국회가 열리지 못했다』며 『적어도 회기가 3주일은 돼야한다』고 주장한다.
야당은 일단 국회가 열리면 국회가 공전되는 바람에 묻어뒀던 현안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벼른다.정치.경제.사회.외교등 모든 분야를 따지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다.실컷 놀고나서 벼락공부하자는 셈이다.
야당에선 무엇보다 경제문제에 대정부 공세의 포문을 열 채비를하고있다.경기는 침체하고 성장은 둔화되는데 물가는 치솟고 외채는 누적되고 있는등 현 정부의 경제실정(失政)을 집중 추궁한다는 것이다.경제문제에 관한한 여당 역시 과거와는 다르다.신한국당 이명박(李明博)의원등 경제통 의원 13명은 지난달 전경련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부가 현 경제의 실상을 너무 낙관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적어도 경제문제에 관한한 여야는 상당한의견일치를 보고있는 셈이다.그래서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뜨거운7월」을 보내야 할 것같다.
야당측은 또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과 공기업 민영화,정부투자기관 낙하산인사,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정부를 성토할 방침이다.게다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사안별 정책공조를 선언한 마당이어서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보인다.여야가 가장 역점을 두는 대목은 그동안 논란을 벌여온 검.경중립 문제.야당은 구성키로한 제도.법률개선.특위에서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지만 여당은 별 생각이 없어 앞으로 어떻게 운영될지 불투명하다.
이 특위는 이밖에 방송법.정치자금법.통합선거법.국회법등 굵직굵직한 문제들이 다뤄질 예정인데 한결같이 민감한 사안들이고 내년 대선까지 겹쳐있어 해법이 쉽지않다.
현재 여야는 임시국회가 폐회돼도 계속 특위활동을 벌여 정기국회 전까지는 새 법안을 만들어낸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이특위가 어떤 법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대선을 포함한 정국구도전체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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