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대선] 새우가 고래를 삼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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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은 7일(현지시간) 매케인의 지지율이 48%로 오바마(45%)를 추월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는 공화당 전당대회 직후인 4~6일 이뤄졌다. <관계기사 16면>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난 직후인 2일 발표된 결과(오바마 50%, 매케인 42%)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유에스에이투데이와 갤럽이 7일 공개한 공동조사 결과에서도 매케인(50%)이 오바마(46%)를 눌렀다. 정·부통령을 합친 여론조사(조그비 4, 5일)에서도 공화당이 앞서고 있다. 공화당의 매케인과 러닝메이트 세라 페일린은 민주당의 오바마와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팀을 49.7% 대 45.9%로 앞섰다. 오바마는 지난달 28일 민주당 전당대회 직후 처음으로 지지율 50%를 넘어섰지만 그 상승효과(bounce effect)는 오래가지 못했다. 매케인이 44세로 무명인 알래스카 여성 주지사 페일린을 러닝 메이트로 지명하면서 지지율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여성·무당파에 어필=매케인은 이민과 환경, 줄기세포 연구 등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입장을 취해 공화당의 이단아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인 보수주의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유권자의 30~40%로 추정되는 이들 ‘집토끼’를 확실히 잡지 못해 고심하던 매케인은 한때 부통령 카드로 고려했던 조 리버먼(무소속) 상원의원 대신 페일린을 최종 선택했다. 리버먼은 낙태를 찬성하는 반면 페일린은 낙태에 강력히 반대하고 총기 보유를 옹호하는 등 보수 색깔이 확실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도박은 적중한 것처럼 보인다. 즉각 복음주의자들이 매케인에게 10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기부하는 등 보수층은 페일린 선택을 크게 환영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페일린은 흔들리던 공화당 지지층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매케인을 중심으로 단결시켰다”고 보도했다. 또 매케인의 고령(72세)에 대비되는 젊은 여성 정치인이 낙점되면서 오바마를 10%포인트 이상 더 지지해온 여성층과 유권자의 15% 선으로 추정되는 무당파 중 일부도 매케인 쪽으로 넘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신문은 “두 달이나 남은 대선 기간 동안 페일린 효과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매케인은 버지니아주 등 접전 지역에서 오바마보다 조직이 취약해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의 한 전문가는 “11월 4일까지 대선전은 초박빙 접전으로 흐를 것”이라며 “26일과 10월 7일, 15일 세 차례 열릴 TV토론이 두 후보의 승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케인에게 추월당한 오바마는 페일린의 무경험과 주지사 재직 시 스캔들 등 문제점을 집중 공격하는 한편 대선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대규모 연설로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마르퀴즈후즈후] 美 부통령 후보 페일린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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