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반등 증시 …‘3대 테마주’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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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8일 주식시장이 5% 넘게 급등했다. ‘너무 급하게 오른다’는 경고등(사이드카)이 켜질 정도였다. 이날 상승률은 지난해 8월 이후 최대다. 코스피지수가 5개월 만에 반등다운 반등을 보여준 것이다. “위기의 7부 능선은 넘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한국투자증권)는 신중론도 있다. 그러나 “바닥은 확인한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시장의 다수다. 일단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에서의 단기 상승세)를 겨냥한 테마주에 관심 가져볼 만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골이 깊더니 산도 높았다=반등장에서는 많이 떨어진 종목이 그만큼 오르게 돼 있다.

8일 현재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종목 가운데 그간 낙폭이 컸던 기업들은 이날 급등했다. 연초 이후 지난 주말까지 75% 넘게 떨어진 금호산업은 8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STX엔진·대림산업 등도 10% 이상 올랐다. 반면 최근 1년래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그간 약세장에서도 선방했던 KT&G·웅진코웨이·유한양행 등은 하락했다.

그러나 ‘싸다’는 이유만으로 사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한화증권 민상일 연구원은 “본격적인 상승세 전환이라기보다는 지난주 투매를 회복하는 수준의 반등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낙폭 과대와 함께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9월은 배당주의 계절=삼성증권이 2000년부터 최근까지 거래소 종목 중 배당수익률 상위 10% 종목(12월 결산법인)의 월별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1년 중 9월에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부터는 상승률이 급격히 떨어져 12월과 1월에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기봉 연구원은 “배당락에 근접한 시점에서는 배당 수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고, 배당락 이후에는 배당에 따른 이익보다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배당 투자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과거 경험을 감안하면 9월은 배당주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삼성·우리투자·교보증권 등은 배당 투자 유망 종목으로 S-Oil·현대미포조선·한화석화·애경유화·부산은행 등을 추천했다.

◆환율 세 자릿수 시대는 갔다=원-달러 환율은 36.4원이 급락, 1081.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달러당 930원 선에 불과하던 연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급락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세 자릿수 환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만하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기계·전자부품(IT)·자동차(부품) 등은 달러 강세에 수혜를 보지만 철강·화학업종 등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강현철 팀장은 “기계·자동차는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는 가운데 환율까지 올라 투자가 유망하다”며 “다만 반도체·IT하드웨어는 환율이 올라도 이익 전망치 자체가 급감하기 때문에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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