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레미제라블' 27일부터 한달예정으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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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8만 관객 동원은 너끈하다.이 작품엔 웅장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있으며 벅찬 감동이 있다.』『한국은 좀 다르다.뮤지컬 관객층이 그다지 두텁지 않아 8만 관객은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다.』 27일부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한달간 공연되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의 흥행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레 미제라블』은 우리 나라에서는 『장발장』으로 유명한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것으로 지난 80년 프랑스 초연을 시작으로 세계 23개국에서 3천7백여만명이 관람한 작품이다.『캐츠』『오페라의 유령』『미스 사이공』을 제작해 「뮤지컬의 귀재」란 별명을 갖고 있는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가 만들었다. 이번에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것은 바로 해외 출연진과 제작진이 그대로 무대까지 옮겨와 공연하는 「완제수입」 공연으로 아직 뮤지컬 관객층이 두텁지 않은 한국에서의 공연은 주목거리임에 틀림없다.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공연 기간이 한달(총38회)이나 된다는 점.외국에서는 1~2년의 장기공연도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우리 나라에서 객석 2천2백석이 넘는 오페라 극장에서 한달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회 객석이 메워진다면 총 8만여명이 이 공연을 보게 된다는얘기다.이를 지켜보는 국내 연극.뮤지컬 제작자와 배우들의 눈길이 조심스럽다.기대 반 우려 반이다.
비록 외국 제작물이지만 이번 공연을 계기로 두터운 뮤지컬 관객군(群)이 형성되길 바라는 표정이 역력하다.
현재 공연되고 있는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이어 『레 미제라블』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올 공연이 예정된 『고래사냥』『쇼 코미디』등의 흥행도 무난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그러나 『레 미제라블』이 넘어야 할 장벽도 적잖다.
작품이 영어(한글 자막)로 공연된다는 점,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는등 우리 정서와는 거리가 있다는 점,극 전체 분위기가다소 무겁고 지루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 C석(3만원)~R석(10만원)의 관람료도 만만치 않다.
『레 미제라블』은 한국 공연에 앞서 지난 4월초 홍콩에서 가진 개막 공연때 호평받았다.
장발장이 부르는 『Who Am I』,장발장의 공장에서 일하던여공 판틴의 『I Dreamed A Dream』,청년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에포닌의 『On My Own』,어린 코제트가 부르는 『Castle On A Cloud』등의 솔 로곡들은 아름다운 곡들이다.3시간30분의 공연시간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 공연을 기획한 ㈜CMI측은 관객들의 입선전에 기대를 걸고있다.
7월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2시.7시30분,일 오후1시.6시30분.(02)518-7343.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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