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석.박사출신 30代 소득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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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의 수도 베이징(北京)주민중 석.박사 출신 30대들이 돈을 가장 많이 버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사회는 지난 49년 공산정권 수립 이후 『수술칼을 쥔 의사가 면도칼을 쥔 이발사만 못하고,원자탄을 만든 과학자가 달걀 파는 구멍가게 주인만 못하다』는 말대로 「지식분자」를 가난의 대명사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학력이 소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떠올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베이징대와 시(市)당국이 8개 구(區) 1천1백89가구를 대상으로 벌인「베이징지역 사회경제발전조사」에 따르면 석.박사 출신중 3분의1 이상이 월소득 2천위안(약2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백위안(약 5만원)이하 저소득층 가운데 국졸 출신 저학력층이 무려 63.3%인 것과 비교할 때 「학력=소득」등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한편 1천2백만 베이징 시민의 월소득 분포는 절반 정도가 월소득 5백~1천위안 계층에 몰려 지난해 중국 도시주민 평균 월수입(4백60위안)을 웃돌았다.
직업별로는 개인사업자의 소득이 가장 높고 뒤이어 민간기업체 직원,과학.기술전문직,당.정 간부,제3차산업 종사자,교사,근로자 순이었다.

<그래프 참조>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고소득층의 연령 분포. 59~65년 베이비 붐 시대에 태어난 30대들이 2천~2천5백위안(약 20만~25만원)의 고소득층중 23.8%,2천5백위안 이상의 경우 무려 50%를 차지했다.
이는 40~50대가 문화혁명 등과 같은 정치.사회적 격동을 겪느라 고등교육을 받고 제대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던 반면 30대는 안정된 환경에서 개혁.개방의 혜택을 직접 받았기 때문으로풀이된다.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에서도 이제 교육.직업에 따른 계층분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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