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22년만에 압송된 적군파대원 요시무라 가즈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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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74년 네덜란드 헤이그의 프랑스대사관을 무장점거했던 「헤이그사건」의 연락책인 골수 적군파(赤軍派) 대원 요시무라 가즈에(吉村和江.49.여.사진)가 도주 22년만인 8일 일본으로압송됐다.
최근 은신지 페루에서 붙잡혀 추방된 뒤 일본항공(JAL)편으로 이날 오후1시쯤 나리타(成田)공항에 도착한 요시무라는 수사관 6명이 객석으로 올라가 영장을 내밀자 『나는 영장에 쓰인 요시무라가 아니다』며 서명을 거부했다.그러나 일본 경찰은 요시무라를 일단 체포.감금혐의로 구속했다.
74년 9월13일.일본 적군파 행동대원 3명은 프랑스 당국에구속된 동료 1명을 빼내기 위해 헤이그의 프랑스대사관에 난입,대사 등 11명을 인질로 잡고 4일동안 인질극을 벌였다.요시무라는 범행전 주범인 시게노부 후사코(重信房子.5 0.수배중)로부터 지령서와 자금을 받아 행동대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이후 국제적 「도망자」로 전전하던 요시무라가 페루에 불법입국한 것은 93년2월.필리핀인으로 위장해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또 다시 일본계2세의 위장여권을 만들어 영주신청을 냈다. 일본 적군파는 한때 시리아와 레바논 국경의 베카고원에 거점을 만들었지만 시리아가 걸프전에서 친미(親美)노선으로 돌아서자 철수했다.
이후 약 30명이 3개파로 나뉘어 레바논 국경부근 산악지대 등에 은거하다 다시 베이루트에서 합류했다.
그러나 중동평화가 진전되면서 페루 등으로 잠입,암약(暗躍)해왔다.
도쿄=김국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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