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약속”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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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34면

2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덴버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덴버 AP=연합뉴스

4년 전, 여러분 앞에 서서 내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케냐에서 온 청년과 캔자스에서 온 젊은 여성, 이들은 부유하지도 유명하지도 않았지만 두 사람이 낳은 아들은 미국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이 나라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그러한 약속입니다. 지난 232년 동안 이러한 약속이 위험에 처할 때마다 학생·군인·농부·교사·간호사·청소원 등 평범한 남녀가 이 약속을 지켜나가기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국의 약속이 또 한번 위협받고 있습니다. 더 많은 이가 일자리를 잃고, 노동량은 느는데 보수는 줄어듭니다. 집값이 폭락하고 차 유지비와 신용카드 비용, 학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갑니다.

이 모든 상황이 전부 정부 탓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대응에 실패한 것은 워싱턴 정치가 엉망이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잘못된 정책을 폈기 때문입니다. 이 위대한 땅에 있는 민주당 지지자 여러분, 공화당 지지자 여러분, 무소속 여러분-그만하면 충분합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선거가 21세기에도 미국의 약속을 살려나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앞으로 4년이, 지난 8년처럼 되도록 내버려두기엔 이 나라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 있습니다. 11월 4일, 일어나서 말해야 합니다.

“8년이면 충분하다”고.

워싱턴에서는 여러분이 알아서 하라고 말합니다. 실직? 운이 없군요. 의료보험이 없어요? 시장이 해결해 주겠죠. 가난한 집에 태어났다고요? 혼자 힘으로 일어서시죠. 워싱턴에게 실패를 책임지라고 합시다. 우리가 미국을 변화시킬 때입니다. 민주당이 성장을 평가하는 잣대는 다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주택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직장을 가지고 있는지, 매달 조금씩 저축해서 자녀들을 대학에 보낼 수 있는지를 봅니다. 억만장자의 숫자가 아니라 웨이트리스가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하루 쉬어도 일자리를 잃을 걱정이 없는지를 봅니다. 우리가 국가 경제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이 나라를 위대하게 만든 그 약속에 부응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돌아온 젊은 용사들의 얼굴에서 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봅니다. 진주만 공습 이후 패튼 군단에 지원해 이 위대한 국가의 제대군인 지원법 혜택으로 대학에 가셨죠. 야간 교대 근무를 불과 세 시간 앞두고 잠이 든 학생의 얼굴에서 나는 어머니를 떠올립니다. 일을 하시면서 나와 여동생을 기르고 학위를 따셨지요. 식량 보조를 받으면서도 학생 대출과 장학금 덕분에 우리 남매는 이 나라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이들이 나의 영웅입니다. 그들을 위해 나는 이번 선거를 이기고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 우리의 약속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그 약속은 무엇일까요. 우리 모두에겐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자유와 다른 사람을 존중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는 약속입니다. 정부가 우리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순 없지만 우리가 스스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을 해줘야 한다는,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모든 어린이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장난감의 안전을 보장하고, 새로운 학교와 도로와 과학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는 약속입니다. 이것이 미국의 약속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약속입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입니다.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정확하게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말하겠습니다.

미국의 노동자와 영세사업자들을 위한 세금 법안을 만들겠습니다. 전체 노동자 가정 95%의 세금을 감면하겠습니다. 중동의 석유에 의존하는 것을 10년 안에 끝내겠습니다. 이라크 전쟁을 끝내고 알 카에다, 탈레반과의 싸움을 끝낼 겁니다.

우리 조국은 세계 제1의 부국이지만 우리가 윤택한 것은 재력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 조국엔 세계 최강의 군대가 있지만 우리가 강한 것은 군대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의 대학과 문화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지만 세계가 이곳으로 몰려오는 것은 그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미국의 정신, 미국의 약속 때문입니다. 내가 딸에게, 여러분이 자식들에게 하는 약속입니다. 이민자들이 대양을 건너게 한 약속, 개척자들이 서부로 떠나게 한 약속입니다. 45년 전 오늘 한 목회자가 말하는 꿈을 미국 전역에서 찾아와 듣게 만든 그 약속입니다. 그는 “우리는 하나”라고, “우리는 홀로 걸을 수 없습니다” “언제나 앞으로 행진하겠다고 맹세해야 합니다. 우리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외쳤습니다.

미국 국민 여러분, 우리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가르쳐야 할 아이가 너무 많습니다. 경제를 살려내고 도시를 재건해야 합니다. 미국 국민 여러분, 우리는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홀로 걸을 수 없습니다. 바로 지금, 이 선거에서 우리는 미래로 행진하겠다는 맹세를 다시 한번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약속을, 미국의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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