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좌절 시대 다섯 청년의 희망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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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20면

스페셜리포트는 8월 3일자에 ‘청년 좌절 시대’를 실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하기까지 평균 11개월이 걸리고 취업준비생이 60만 명에 이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대학생 실업난에 초점을 맞춘 기획이었지요. 이 보도 이후 열린 첫 기획회의에서 일선 취재기자들이 후속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대졸자보다 더 곤란을 겪고 있는 고졸자의 취직 문제를 다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다 알다시피 한국은 학벌·학력 ‘약발’이 잘 먹히는 사회입니다. 명문교 출신과 고학력자가 확실히 우대받는 구조입니다. 어느 나라든지 학력·학벌 프리미엄이 있지만 우리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합니다. 고졸이 좌절할 수밖에 없는 사회지요.대졸 실업난은 고졸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습니다. 인력시장에 고학력자가 넘쳐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괜찮은 고졸 일자리가 대졸자에게 넘어갑니다.학력 간 임금 격차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올 2분기 도시근로자가구 중 대졸 가구주의 월평균 소득은 346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7% 늘어났습니다. 고졸 가구주의 소득은 같은 기간 216만원에서 223만원으로 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졸과 고졸의 임금 격차는 5년 연속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실질적인 취업 실태를 보여주는 고용률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픽 참조> 우리 언론은 대졸 실업난을 크게 취급하면서 고졸의 좌절에는 눈을 감습니다. 더 이상 뉴스감이 아닐 정도로 흔한 스토리가 돼버린 탓이겠지요. 취재팀은 고졸의 희망을 찾고자 했습니다. 학벌·학력 사회에서도 작은 취업신화를 만든 다섯 명의 인생 행진을 취재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역경과 방황이라는 공통DNA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끈질긴 노력과 꼼꼼한 취업준비로 이를 이겨냈습니다. 한 해에 60만 명의 고졸자가 쏟아집니다. 이들에게 스페셜리포트가 조촐한 희망가가 됐으면 합니다. 그리고 정책 결정자들에게 잊고 있던 고졸 취업대책을 한 번쯤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스페셜 리포트는 최소한 3주일간 준비해 만드는, 중앙SUNDAY에서만 볼 수 있는 명품 기획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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