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프간에 자위대 파견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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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 정부가 아프가니스탄 부흥 지원을 위해 자위대를 파견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고 도쿄(東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세계 각지의 분쟁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해 군사적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프가니스탄의 치안 상태가 급속히 악화하면서 안전을 중시키로 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자위대 파견과 관련해 국내 여론을 수렴해 왔다. 위험 지역이어서 돌발 상황에선 전투를 할 수도 있어 전쟁을 금지하는 평화헌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발 여론도 많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를 파견하되 전투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미국 등 다른 국가의 주둔군을 후방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방위성은 이 차원에서 6월 아프가니스탄에 자위대 현지조사단을 파견해 대형 헬기와 C130 수송기를 이용한 수송 활동 여건을 검토해 왔다. 제1 야당인 민주당도 반대 입장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파견은 거의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농업 지원 활동을 하던 비정부조직(NGO) 단체 소속 이토 가즈야(伊藤和也·31)가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탈레반에 의해 납치된 지 하루 만에 피살되면서 분위기가 급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현지의 치안 정세가 너무 악화되고 있어 자위대 파견을 신중하게 검토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이번 피살 사건 이전부터 민간인은 전원 철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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