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단.다지인 세계 최고수준-이탈리아 의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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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프랑스와 함께 세계 양대 패션 선진국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조지오 아르마니.지아니 베르사체.발렌티노.막스마라.구치오 구치등 이탈리아가 탄생시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오랜 세월 세계 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 왔다.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탈리아 브랜드만 해도 줄잡아 1백80여개.전체 수입의류 도입국중 단연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1~2년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불고 있는 이탈리아 의류 붐 때문에 업계의 수입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국산 브랜드들의 설 땅이 위협받고 있을 정도다.
의류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중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탈리아 의류 브랜드만 벌써 23개.
이처럼 이탈리아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우선 품질의 우수성을 들 수 있다.이탈리아 브랜드들은 대부분 국내에 자체 공장을 갖추고 제작되는데 이들 생산시설은 장기간 프랑스 브랜드들을 하도급생산했던 노하우를 축적해 높은 기술수준을 자랑한다.
또 이탈리아 옷 하면 알아주는 원단의 우수성은 오랜 역사를 지닌 섬유산업의 탄탄한 저력이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옷의 완성도가 높은데 비해 가격이 프랑스등 경쟁국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 또 하나의 인기 요인.
국내에선 국산 의류업체 브랜드보다 3~4배 비싸게 팔리는 고가의 이탈리아 제품들이 원래는 국산제품 수준의 가격대인 경우도상당수다.
결국 수입업체로선 수입원가가 낮은 이탈리아 제품에 매력을 느끼는 게 당연지사.최근 리라화(貨)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수입원가가 좀더 낮아졌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이밖에 크게 튀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이탈리아 옷의디자인이 국내 소비자의 감성과도 맞아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오고있다.이탈리아인들의 체형이 동양인과 비슷해 치수도 큰 차이가 없다고.특히 헐렁하면서도 부드러운 이탈리안 슈 트에 대한 국내소비자들의 선호는 대단해서 전체 수입 남성복 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할 정도다.
아르마니 외에 루치아노 소프라니.에르메네질도 제냐.란체티등이들어와 있는 상태.
한편 최근엔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 중저가 기성복들까지 잇따라 수입되고 있다.
지난해말 이탈리아 현지를 방문해 다이아나G와 마이타임이라는 중저가 여성복 브랜드를 들여온 그레이스백화점의 경우 예상밖의 판매 호조로 올해 수입량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 수입업자들이 중저가 이탈리아 브랜드에까지 관심을높이자 봄.가을로 매년 두차례 자국 브랜드들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어온 이탈리아해외무역공사는 신바람이 났다.
『지난 3월 열렸던 의류 브랜드 전시회에만 3일간 6백여 업체 관계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고 공사측 패션분석관 최혜경씨는 전한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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