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정강정책 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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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있는 민주당은 대회 첫날인 25일 밤(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한 정강정책을 채택했다. <본지 8월 12일자 2면>

민주당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대선 공약의 바탕이 될 정강정책에서 “우리는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검증 가능한 종식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한 모든 핵 분열성 물질과 무기를 완전하게 설명하도록 하는 외교적 노력을 지지한다”고 했다. “우리는 직접 외교를 계속할 것이며, 파트너 국가들과 6자회담을 통해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이룩할 수 있도록 외교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미국의 약속을 새롭게 하며’라는 이름이 붙은 정강정책을 채택하기에 앞서 최근 한 달 동안 50개 주에서 1600여 차례 모임을 열었다. 모임엔 당원 등 연인원 3만여 명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대회 이틀째인 26일엔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마크 워너 전 버지니아 주지사가 기조연설을 했다. 그러나 그는 2004년 보스턴 전당대회에서 기조연설로 스타가 된 오바마만큼 주목 받지 못했다. 이날의 모든 관심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연설에 쏠렸기 때문이다.

워너는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라며 “과거에 갇힌 후보(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버지니아를 공략하기 위해 워너에게 기조연설을 맡겼다. 다음달 1일 열릴 공화당 전당대회의 기조연설자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다. 2001년 9·11 테러를 당한 뉴욕시를 재건한 그는 민주당 지역인 뉴욕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 덴버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강진호(58)·강영숙(55) 그리스도중앙연합감리교회 목사 부부도 연단에 올라 폐막 축복기도를 했다. 강 목사 부부는 “미국이 자유와 평화, 그리고 모든 이에게 헌신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강 목사 부부에게 축도를 맡긴 것은 아시아계 등 소수민족을 배려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한편 오바마 저격 기도 사건을 수사 중인 덴버의 트로이 에이드 검사는 이날 “체포된 (3명의) 용의자들이 암살 계획을 세운 건 사실이나 유치한 수준이어서 오바마에 대한 실제적인 위협은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ABC방송은 “용의자는 백인 우월주의 갱단과 관련이 있으며, 성공 가능성이 없는 미숙한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덴버=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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