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온라인 차보험 … 삼성화재도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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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최근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업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삼성화재의 참여로 온라인 자동차 보험료 인하 경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보험사에는 부담스러운 것이지만, 가입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자동차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올 6월 지대섭 사장이 취임하면서 기존의 영업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수익성이 확보될 때까지 온라인 보험 시장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자동차 보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더 이상 기존 정책을 고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자동차 보험 시장에서 온라인 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2년 0.4%에서 올 1분기엔 17.5%로 커졌다. 자동차 다섯 대 중 한 대 정도는 온라인 보험에 들어 있는 것이다. 반면 삼성화재의 시장 점유율은 2004년 30%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29.4%를 기록했다.

삼성화재 측은 공식적으로 “진출 시기와 보험료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삼성화재가 온라인 보험 영업을 시작하면 보험료를 지금보다 10%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해상의 자회사로 2006년부터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시작한 하이카다이렉트는 현대해상보다 보험료가 15% 정도 싸다. 2004년부터 온라인 사업부를 두고 자동차보험 영업을 해온 동부화재도 온라인 보험료가 설계사를 통할 때보다 10~15% 정도 싸다. 선두 업체인 삼성화재가 온라인 보험 상품을 통해 보험료를 내린다면 경쟁 업체들도 보험료를 따라서 내릴 수밖에 없다. 온라인 자동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을 받는 소극적 영업을 할지, 아니면 전화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을 할지에 따라 미치는 여파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출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온라인 영업을 하기 위해선 별도의 상품을 개발하고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또 영업 인력을 보강해야 하는 등 준비를 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우증권 정길원 애널리스트는 “삼성화재의 온라인 보험 진출은 예견된 것”이라며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보상 조직을 갖춘 삼성화재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다른 회사들이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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