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박세리 되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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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선수들 정말 잘해요. 저도 언젠가는 박세리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펑샨샨(19·엘로드·사진)은 더듬거리는 우리말을 섞어 이렇게 말했다. 펑샨샨은 미국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중국인 여자 프로골퍼. 28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막하는 KLPGA 투어 하이원컵 여자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26일 한국에 왔다. 펑샨샨은 대회 1라운드에서 신인 최혜용(LIG)·김주연(27) 등과 함께 1라운드를 치른다. 펑샨샨이 한국 대회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펑샨샨은 지난해 말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올해 처음으로 LPGA 무대를 밟았다. 이제까지 최고 성적은 지난 7월 제이미파 코닝 클래식과 같은 달 스테이트팜 클래식에서 기록한 4위.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 전인 2006년엔 도하 아시안게임에 중국 대표로 출전, 8위에 오르기도 했던 유망주다.

펑샨샨은 “올해 목표는 LPGA 투어에서 풀 카드를 지키는 것”이라며 “그 다음엔 톱10 진입과 우승을 노려 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 골퍼들의 활약에 대해 묻자 펑샨샨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신지애는 아마추어 대회 때부터 만나 잘 알고요, 박희영은 미국에서도 친하게 지내요. 대회 때마다 한국 식당을 찾아가 함께 갈비를 먹기도 하지요.”

펑샨샨이 골프를 시작한 것은 열 살 때이던 1999년. 중국 광저우 골프협회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골프클럽을 잡았다. 1m72㎝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드라이브샷과 정확한 아이언샷이 장기다.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60야드. 7번 아이언으로는 160야드를 날려 보낸다. 중국에서 골프를 배운 뒤 미국에 건너가 미셸 위를 가르쳤던 개리 길크라이스트에게 체계적인 레슨을 받았다. 잠재력을 높이 평가해 코오롱 엘로드가 펑샨샨을 후원하고 있다. 한편 하이원컵 여자오픈에는 신지애(하이마트)를 비롯, 유소연(하이마트)·최혜용(LIG) 등과 미국에서 활약 중인 정일미(기가골프)·강수연(32) 등이 초청 선수로 출전한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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