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야구·윷놀이 속 확률 찾으면 어려운 통계가 재밌어져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충북 생극초교는 통계신문 만들기, 통계 노래 부르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통계학습을 하고 있다. [생극초교 제공, 그래픽=김문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는?” “학교 신축은 어떤 기준으로 정할까?” 이 같은 물음에 답해주는 게 ‘통계’다. 통계를 잘하면 논리력뿐 아니라 수학적 능력까지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통계를 어렵게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통계가 우리 생활과 얼마나 가까운지 알면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다.

◆“통계 알면 논리력 생겨”=많은 사람이 통계를 통해 세상의 정보를 얻는다. 정부는 연도별 출생자 수 통계를 이용해 학교를 세우고 교사를 뽑는다. 회사는 신체발달 통계표에 따라 옷 크기나 먹거리 종류 등을 정한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상품을 주는 ‘날씨 마케팅’도 날씨 통계를 활용한 것이다.

『통계의 미학』을 쓴 최제호 박사(통계학)는 “논술이나 수능에 통계가 활용되는 것은 이를 통해 주장의 근거를 만들고, 의견을 논리적으로 펼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사실(fact)’을 근거로 여러 의견과 원리 중에서 타당한 것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조 박사는 “사실을 통해 올바른 판단을 하려면 논리력과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데, 통계 학습을 하면 이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연구학교인 충북 생극초교 신경희 교사는 “통계 교육은 사회의 모습이나 변화 등을 읽어내고, 논리적 사고력과 사물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는 데 좋다”며 “어릴 때 통계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신문·야구 통계 자료 이용”=최 박사는 “신문·잡지 등에 실린 통계를 분석하는 습관을 들일 것”을 권했다. 다양한 통계 자료와 분석이 실린 기사는 ‘통계 교과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기사 한 건을 선택해 ‘사실’과 ‘추론’을 찾아 구분한다. 사실이란 통계 자료로 알 수 있는 내용, 추론은 이를 통해 논리적인 예측을 하는 것을 가리킨다. 신 교사는 “신문활용교육을 꾸준히 하면 통계 자료를 분석하는 능력뿐 아니라 논술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스포츠를 통해 통계 공부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인 예가 야구다. 최 박사는 “방어율·타율·홈런수·승률 등 야구에는 많은 통계 수치가 쓰인다”며 “평균, 분류 방법, 확률 등 통계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컨대 미국수학학회장을 지낸 켄 로스는 어렸을 때 야구를 통해 초급 확률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최 박사는 “어느 분야에서건 통계에 익숙해지면 다른 분야에 응용하기 쉽다”며 “자신이 관심 있고 익숙한 분야에서 통계에 익숙해질 것”을 당부했다.

◆“가족과 윷놀이하며 통계 공부를”=올 추석 때 가족이 윷놀이를 즐기며 통계를 익히는 것도 방법이다. 윷놀이에는 일정한 규칙, 즉 통계가 숨어 있다. 윷을 던져 나오는 확률을 표로 기록해 통계를 내면 도·걸 4/16, 윷·모 1/16, 개 6/16이다. 신 교사는 “초등학생들은 윷놀이나 주사위처럼 놀이를 통해 재밌게 통계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통계신문 만들기로 통계 공부를 해볼 것”을 권했다. “가족이 전기사용량, TV시청 시간, 독서량 등을 표로 정리한 후 통계를 내면 ‘에너지를 절약해야지’ ‘TV 시청시간을 줄이고 책 읽는 시간을 늘려야지’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 교사는 “온 가족이 참여하므로 통계에 대한 흥미가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박정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