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에세이 작성 때 ‘명언 노트’ 효과 톡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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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클레이필드학교 2학년 때 전국수학경시대회에 출전, 55만여 명 중 최우수상 수상→민족사관고 졸업→현재 미국 조지타운대 월시국제관계학부 4학년.

국제변호사가 꿈인 김수지(24·사진)씨의 ‘학업 이력’이다. ‘수재형’ 같지만, 정작 자신은 “‘노력형’ 범재일 뿐”이라고 말한다. 미국인 친구들은 1학년 2학기 전 과목 ‘A’를 받은 ‘공부파’인 그에게 ‘괴물’이란 별명까지 붙여줬다.

김씨는 민사고 1학년 때 치른 첫 SAT 모의고사에서 독해 380점을 받았다. 3학년 마지막 SAT 독해 성적은 780점이었다. “나만의 학습법을 찾아 실천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김씨는 조기유학부터 대학 진학까지 자기주도적으로 진로 설계를 해왔다. 도이치증권 인턴으로 근무하기 위해 잠시 귀국한 김씨를 만났다.

◆녹음과 노트필기로 복습=김씨는 선일여중 1학년 때 호주 브리즈번으로 조기유학을 갔다.

IMF 사태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귀국한 후 민사고 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입학 때 중하위권이던 성적이 3학년 땐 상위권에 올라섰다. 김씨는 “스스로 꿈과 목표를 세우고 ‘왜’ 공부하는지 끊임없이 되물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조지타운대에서 ‘노트필기 매니어’로 유명하다. “평범한 학생들에게 노트 필기는 전략이자 무기”라는 게 그의 얘기다. 김씨는 고교 때부터 강의노트, 요약노트, 포인트 노트, 명언 활용 노트를 골고루 만들었다.

“강의노트는 수업시간에 손 가는 대로 편하게 썼어요. 복습할 때 강의노트로 공부하는데, 먼저 교과서에서 해당되는 부분을 찾아 읽었어요. 그다음 선생님이 강조한 핵심 내용을 요약노트에 썼어요. 이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표시하는 게 좋아요. 시험문제가 거의 100% 출제되거든요. ‘나만의 언어’로 필기해야 수업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어요.”

토론식 수업은 녹음기를 이용했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수업 내용을 두 번 듣는 셈이니 효과만점이다. AP(대학과목선이수제) 시험을 앞두고 미국정치학, 경제학, 유럽사는 ‘포인트 노트’를 따로 만들었다.

영어 에세이 훈련은 ‘명언 활용 노트’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CNN 뉴스와 뉴스위크, 타임, 영어소설을 읽고 명언이나 미국인이 자주 쓰는 구절을 노트에 쓴 후 에세이에 인용했다. 명언이 많이 올라 있는 인터넷 사이트(www.wisdomquotes.com)를 참고했다.

◆“SAT 독해 독서로 잡았다”=“SAT 독해는 읽는 속도가 관건”이라는 게 김씨의 말이다. 평소 책을 꾸준히 읽어 독해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씨는 어렸을 때 책을 싫어했다. 만화책도 읽지 않았다. 김씨는 SAT 독해 점수를 높이기 위해 영어동화부터 읽기 시작했다. 존 그리셤의 법정소설도 열심히 읽었다. 김씨는 “전공과 관심사, 영어 실력 수준에 맞는 작가를 선택해 작품을 정독하면 좋다”며 “에세이 훈련은 작가의 글을 따라 쓰다 익숙해지면 자신만의 스타일이 담긴 글을 쓰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25분 안에 쓰는 연습을 해야 실전에서 긴장하지 않는다. 고전은 미국 사이트(www.sparknotes.com, www.gradesaver.com)의 해설 안내를 참고했다.

SAT 영어 단어는 읽고, 쓰고, 비슷한 사물을 연상하고, 노래로 만들어 부르면서 오감을 동원해 외웠다. 김씨는 “접두사, 접미사, 어원과 유래를 알면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뜻을 추측할 수 있다”며 뉴욕시립대 노르만 루이스 교수의 『World power Made Easy』를 추천했다.

“사전처럼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된 책보다 주제별로 정리한 단어책을 고르는 게 좋다”는 게 그의 얘기다. 연관성이 있는 단어를 주제별로 외워야 쉽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글=박길자 기자, 사진=정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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