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大 논술모의고사 문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다음은 연세대가 29일 공개한 논술 모의고사 문제다.
1.다음의 두 제시문을 읽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약 5백자 내외로 약술하시오.(60분,30점) <제시문 가> 『여성이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남성과 다르게 취급되어질 수 없다.즉 성인이된 사람이 시장경제 안에서 자신의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소득활동을 한다는 점은 지극히 당연하며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성과 직업과의 관계는 자본주의에서 지극히 부차적인 관계로 전락하였고 그것은 노동시장 내에서 여성들에게 보다낮은 임금과 낮은 지위를 부여하였다.이러한 고용구조의 변화는 특히 남성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부양자이지만 여성 들은 주부나 어머니 역할을 수행하면서 경제적으로 남성의 임금에 의존한다는 가부장적 성별 분업 이데올로기에 의해 지지되었다.
그러나 역사 발전과정으로서 여성의 자아에 대한 자각과 인간적권리에 대한 주장들이 싹텄고 여성운동은 하나의 정치적 세력으로자리잡았다.기술의 발달과 산업구조,노동력 구조의 변화에 힘입어더 많은 여성들이 직업세계에 뛰어들게 되었으 며,이제 여성과 직업의 관계는 남성과 직업의 관계처럼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지게되었다.이러한 여성취업의 증가는 기존의 가족관계에서 여성이 담당했던 역할의 변화를 수반한다.그것은 가족이 여성의 주된 활동영역이었던 과거와는 다른 삶의 질서와 규범을 필요로 한다.
여성들이 남성들에 대한 경제적 의존에서 독립한다는 것은 여성의 자율적인 권한 행사의 한가지 조건이 될 수는 있다.그렇다면소득이 있는 여성들이 남편의 권력으로부터 보다 자유롭다고 말할수 있을 것인가.
어떤 이는 권력을 『개인의 복종을 강요할 수 있으며 타인의 운명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하며 또 다른 이는 『권력이 한 개인의 속성이라기보다는 제도적인 것이며,정적이기보다는 동적인 것으로 상호간의 인과관계를 포함하는 것』이 라고 하여 권력은 개인적인 것임과 동시에 제도적인 것이라고 보았다.결국 평등한 부부관계는 각 개별 부부의 개인적인 요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더욱 구조적이고 문화적인 수준에서 남녀관계를 어떻게규정하고 있는가와도 관련된다.따라서 가족의 경제적 소득을 분담한다는 것이 가족 내의 남녀관계에서 평등성을 보장해주는 충분한조건은 아닌 것이다.여성의 경제적 자립도는 성인으로서의 자신의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노동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보다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 이며 이런 면에서 여성이 보다 자유로운 평등한 생활방식을 전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여성취업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가장 뿌리깊은 여성문제에 대한 여러가지 대안과 변화를 필요로 한다.여성의 일에 대한 가치의 재평가와 성차별적 문화규범의 재정립 등을 요구하며 동시에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변혁을 수반하는 새로운 민주적 질서의 확립을 필요로 하는 일이기도 하다.』 <제시문 나> 『최근들어 남성문화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가부장제 쇠퇴로 인한 부권의 손상과 여성의 경제적 능력 증대로 인하여,수천년동안 내려오던 남성의 역할이 위축되고 여성의 자기주장은 강해지고 있다.
직장에서도 정신없이 일에 내몰려야 할 남성들이,이제는 오히려 자기계발과 가족과의 시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려 한다.엄친자모란 옛말이 사라지고,집집마다 무서운 엄마와 부드럽고 자애로운 아버지들이 넘쳐난다.이러한 남성문화의 변화는 전통적인 남성상을지켜야 할 것인가,아니 면 남성을 하나의 자연스러운 인간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시험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원래 남성성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스스로 『남성은 무엇이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여기는 점이다.남성은 가정을 이끌어야 하며,사회에서 일처리를 말끔하게 잘하는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성공하는 남자만이 진정한 남자이며,일과 가정 ,취미활동,잡기에 이르기까지 남성은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것이다. 이러한 만능적인 남성의 역할에 대한 강요는 오히려 남성에게 능률에 대한 강박관념을 안겨 주었다.남성은 배제된 감정의기능을 여성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이제는 여성도 사회적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기 때문에 더 이상 부족한 감정 의 기능을 대행하려 하지 않는다.
남성은 자신의 약한 모습과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약한 모습은 전통적인 남성상에 위배되는 수치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남자들은 이러한 약한 부분,즉 여성적인 부분이라고 정형화된 것들을 남들에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 심리적으로 많은 투쟁을 해야 한다. 여성과의 차별화를 더욱 선명하게 하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는 남자의 폭력성이다.인간에게는 누구나 잠재의식적으로 폭력을 즐기는 성향이 있다.폭력적인 영화나 문학작품을 보면서 끔찍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원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안 에 존재하는 폭력성을 누군가 대행해 주는 데서 오는 대리만족이 있기때문이다.그런 우리의 폭력성을 대행해 주는 대상이 바로 남성인것이다. 또한 남성은 너무나 지배에 익숙해 있다.가정 내에서는아내와 자녀를 독립된 인격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가족을 양육의대상으로 파악하는 오랜 사고의 틀이 습관처럼 남아있기 때문이다.스스로를 가족의 지배자로 자임하는 남성은 가족들에게 도움받는것을 두려워하고 도움받게 되면 자존심의 손상을 입는다.
이런 지배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즉 경제적 능력이다.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남성이 종종 가족이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피해망상증에 빠져 극단적인 행동을 택하는 것도 지배자의 역할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이 다.그래서 남성은 항상 외로울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2.서술문제 과학과 기술의 발달은 인간사회에 매우 유익한 결과를 낳는다.그러나 기술의 발달이 발생시키는 사회적인 문제도 있다.아래의 예는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새로운 문제를 기존의 사회적 가치가 해결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혼란을 보여주고 있다.아래의 예화를참고하여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책과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시오.(1백20분,70점) 『옆에 있는그림의 태아는 사람인가? 사람이라면 어떤 의미에서 사람이고,사람이 아니라면 왜인가? 이 질문은 『지구가 둥근가?』라는 물음과 그 성격이 다르다.태아는 언제부터 사회가 보호해 주어야 하는,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람이 되는 가? 이와 같은 질문은 객관적인 사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질문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호주에서 일어났던 일을 검토해 보자.
1981년 호주의 한 부부는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시험관 아기」임을 알게 됐다.의사는 그 아내로부터 난자를 여러 차례 채취하여 남편의 정자와 수태시켰다.수태에 성공한3개의 수정란 중 두개는 냉동 보관하고,하나는 아내의 자궁 이식하였으나,그녀는 열흘 후 자연유산했다.1983년 이 부부부는불의의 추락사고로 인해 사망하면서,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유산으로 남겼다.이 경우 냉동 보관된 수정란은 재산상속을 받을수 있는가? 이 수정란을 없애 버리는 것이 옳은가? 인간의 생명은 언제부터 시작하는 것인가? 수정란을 다른 여자에게 이식하여 키운다면,이 대리모는 아이를 대신하여 부분적으로나마 상속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가? 등의 문제가 생겨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