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 '칸막이'없앤건 좋은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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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2금융권에 두껍게 쳐졌던 칸막이가 서서히 제거되면서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도입되고 있다.가기는 당연히 가야 할 길이다.
정부는 대출만 하는 여신전담금융기관(신용카드.리스.할부금융 등)의 겸업과 신규진출을 오는 98년부터 전면 허용키로 했다.
또 빠르면 오는 7월부터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이용한도가 없어지고,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현금서비스 금액이 달라 지도록 했다.제2금융권에 쳐졌던 각종 장벽이 제거되는 것은 시대흐름에 맞는 일이다.경영의 다양성을 기할 수 있고,인수.합병 등을 통해규모의 대형화와 경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업무의 전문성이 부족한데 겸업이 허용됨에 따라 지나친 욕심으로 경쟁과열 양상을 보일 우려도 없지 않다.이를테면 할부금융사의 경우 사업을 시작한지 1년여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새로운 업무를 추가할 경우 시행착오가 예상된다.할부금융업 자체의 내실도 기하지 못한 상황에서 겸업하게 되면 자칫 해당회사의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업체간의 지나친 경쟁은 부실대출을 양산할 우려가 있고,인력의스카우트싸움도 예상된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한도를 없앨 경우의 부작용은 더욱 만만치않다.가장 큰 우려는 역시 과소비를 부채질하고 부실거래자들이 양산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다.지금까지의 행태로 보아 이를 계기로 신용카드회사들은 고객확보에만 신경을 쓴 나머 지 카드를 남발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부나 해당 금융기관들은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다같이 노력할 책임이 있다.정부는 규제가 풀린 제2금융권의 과당경쟁을 억제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조정하는데 신경써야 할 것이다. 해당 금융기관들도 선진국의 경영기법을 도입,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특히 부실신용카드거래자에 대해서는 강하게 응징,금융기관에서 발을 못붙이게 하는 제도적 신용조회.관리장치가 뿌리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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