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訪北했던 일본기자가 말하는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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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한의 식량난과 연료난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지난 14일부터8일간 북한 군축평화연구소 초청으로 방북(訪北)했던 지지(時事)통신 이사카 기미아키(井坂公明)기자의 취재기를 통해 최근의 북한 생활상을 소개한다.
[편집자註] [지지=본사특약]미그기 전투 조종사의 망명으로 「체제 불안」을 느끼게 하고 있는 북한.기자는 지난 90년,95년에 이어 세번째로 북한을 방문했다.이번 방문도 전체를 못본채 「점과 선」을 찾는데 지나지 않았지만 종전보다 연료.식량사정 이 상당히 악화됐음을 도처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다만 시민의 표정은 표면적일지언정 평온했다.
◇연료난=출발전 조총련 간부로부터 『정전이 잦은 만큼 회중전등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는 얘기를 들었다.작년 대홍수로 수력발전소가 피해를 겪었기 때문이란다.실제 북한에 와서 회중전등을 사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저녁 시간대를 중심으 로 정전이 잦았다.특히 평양의 한 호텔에서 식사를 하던 17일 밤은 세차례나 정전이 됐다.그래도 종업원은 정전에 익숙한 것처럼 보였다.지하철 역에는 고급 샹들리에가 달려있지만 전동차 안의 형광등은 거의 꺼져 암흑에 가까웠다.
◇식량난=평양 주변에서 모내기를 마친 논은 약 50%였다.한관계자는 『연료부족으로 트랙터등 기계를 사용할 수 없어 현재 군인과 학생들을 동원,모내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평양 교외의 모범 집단농장측은 『㏊당 평균 9에 달했던 쌀 수확이 지난해에는 수해 때문에 8으로 줄었다』고 밝혔다.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수해지에서 「영양 부족과 기아의 징후」가 보인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평양등 도시에서 절박감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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