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쟁력약화 정부가 큰몫-스위스 IMD 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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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의 국제경쟁력이 다시 한단계 떨어졌다.
매년 전세계 주요국의 국제경쟁력을 평가,순위를 매겨온 스위스국제경영연구원(IMD)의 96년 연감을 본사가 입수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종합적인 국제경쟁력 순위는 세계 27위로 매겨졌다. <관계기사 3면> 이는 지난해 평가 때보다 1순위 내려간 것이며 칠레(13위).중국(26위)보다 뒤처지는 등급이다.
IMD는 특히 평가항목 8개중 「정부」부문의 한국 순위를 지난해의 18위에서 33위로 크게 내려 잡으며 ▶낙후된 정치제도▶행정의 불투명성과 중앙집중 ▶관료주의 ▶인위적 가격통제등을 그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정부의 개혁노력에도 불구하고 정부부문의 경쟁력이 되레 떨어지면서 한국의 국제경쟁력을 가장 크게 잠식했다는 이야기다.
「국제화」부문에서의 순위도 지난해 41위에서 43위로 내려가며 총 46개 평가 대상국중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한국은 성장률등 「국내경제」 부문에서만 세계 4위로 상위권 평가를 받았을 뿐 「금융」(40위).「과학기술」(25위).「기업경영」(28위)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중하위권 평가를 면치 못했다. 다만 지난해 35위로 평가됐던 「사회간접자본」부문은 올해 34위로 비록 하위권이었으나 평가 순위가 개선됐다.
한편 한국의 「투자 매력도」는 28위,「공격적 경영 정도」는26위로 각각 조사됐다.
국가별 종합 국제경쟁력 순위는 미국.싱가포르.홍콩.일본.덴마크의 순으로 평가됐다.
이번 IMD의 국제경쟁력 평가는 총 46개국을 대상으로 전세계 3천1백62명의 경제계 지도인사들에 대한 설문과 총 2백25개 항목별 평가점수를 종합해 나온 것이다.
따라서 금융기관등이 평가하는 국별 신용등급(한국의 경우 이탈리아보다 높고 대만과 비슷한 상위권)과는 다르지만 한 국가의 종합적인 성장잠재력등을 짚어보는데는 유용하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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