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라매공원 집회 앞둔 野圈 고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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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등 야3당 관계자들은 26일 열기로 한서울 보라매공원 「여당 규탄 궐기대회」에 과연 기대한 만큼 청중이 모일지 내심 노심초사(勞心焦思)하고 있다.
만일 10만이상의 인파가 몰려들고 열기가 뜨겁게 고조되면 야권은 큰 힘을 얻게된다.그러면 그걸 무기로 야권은 『봐라,이게민의다』라며 여당을 밀어붙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반대로 대회자체가 인파도 별로 없고 열기도 떨어지면 야3당은그야말로 「망신」을 당하게 된다.자칫하면 어렵게 만들어진 야당공조 체제도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국민회의가 5만명,자민련이 2만5천명의 인원을 동원하고 자발적 참가자를 합쳐 최소 10만명이 모이게 한다는 걸 목표로 하고있다.
그러나 4.11총선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대규모 군중집회라는게 요즘 분위기에선 전혀 먹혀들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총선유세때 국민회의의 서울역,자민련의 잠실 군중대회가 별 재미를 못보고 끝나버린 사실이 이를 반영한다.
게다가 26일은 석가탄신일과 토요일에 이어지는 연휴의 마지막날이다.시민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들놀이 쪽일 수밖에 없다.총선동안 진이 빠진 각 지구당이 얼마나 조직동원을 할지도 미지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민주당은 22일 『국민회의측이 야당을 분열시킨 원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분명히하며 분당이후 민주당에 대해 2중대 운운하며 파렴치한 공작적 음해를 자행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한다』(金洪信대변인 논평)며 국민회의쪽을 비난하고 나섰다.『야권공조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아무래도 개운찮다.
그래서 자민련은 22일 오전 부랴부랴 서울과 경인지역 지구당위원장들을 소집했다.『반드시 당원들을 데리고 보라매공원 집회에참가하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서다.국민회의도 가두 선전물 배포,차량방송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준비하는등 참석인원수를 최대한 늘리려고 안간힘이다.
그러나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여론의 향배다.
국민회의 고위 관계자는 『여당의 마구잡이 영입도 문제지만 국회개원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가는 것도 잘못이라는 식의 양비론이비등해질까봐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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