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어제는 아웃이라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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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스포츠에서 심판의 역할은 사법부 판사의 역할과 같다.
판정을 내릴 때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며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만일 판사가 똑같은 범죄를 행한 죄인 둘을 놓고 한사람에게는 무죄를,다른 사람에겐 유죄를 내린다면 판사의 권위는 여지없이 떨어지고 말 것이다.
대구에서 벌어진 삼성-한화전에서 하루 건너 일관성없는 판정이내려졌다.
지난 10일 경기 5회초 한화공격.
1사후 주자를 1루에 두고 한화 8번 조경택은 2루앞 땅볼을쳤고 삼성 2루수 김재걸은 공을 한번 떨어뜨린 뒤 2루 베이스커버에 들어간 유격수 유중일에게 토스,포스아웃을 시켰다.
이때 한화 1루주자였던 홍원기는 병살타를 방지하기 위해 다리를 들며 2루에 슬라이딩,유중일과 충돌했다.
유중일은 이미 1루 송구를 해도 늦은 상황이었지만 재치있게 송구를 하는 척 했고 2루심은 지체없이 수비방해를 선언,타자까지 아웃시켜 공수가 교대됐다.
12일 벌어진 경기 4회말 삼성공격.
1사 1,2루에서 7번 유중일의 3루 땅볼때 역시 병살타를 방지하려던 1루주자 신동주가 2루로 다리를 들고 슬라이딩을 해이틀전과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날 2루심은 수비방해를 선언하지 않았다.
한화 2루수 김용선은 용케 1루에 송구해 병살플레이를 성공시켜 경기내용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한화 강병철감독은 2루심에게 다가가 어필을 했다.
『누구는 수비방해고,누구는 아니냐』는 강감독의 어필은 이유있는 것이었다.
심판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야구룰의 적용을 달리한다면 야구경기는 성립될 수 없다.
심판들의 일관성있는 판정을 기대한다.
성백유 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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